이번에 공연된 11곡의 남한 가요는 남한 청중을 의식한 선곡인 듯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선곡에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조창훈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북한 악단에게서 좀처럼 듣기 힘든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이 흐릅니다.
삼지연관현악단이 고른 첫 번째 남한 노래는 이선희의 'J에게'였습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곡은 왁스의 '여정'.
11곡의 남한 가요 중 유일하게 2000년대에 발표됐는데, 남한에서도 크게 알려진 곡이 아니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에 선곡된 남한 노래들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취향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는 2004년 사망한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가 가장 좋아했던 노래입니다.
김정일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는 고 씨가 '김정일과 연애할 때 차 안에서 밤새 심수봉 노래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관중들에게 큰 박수를 받은 '당신은 모르실 거야'는 남한 가요에 관심이 많았던 김정일 위원장이 즐겨 듣던 노래로 전해집니다.
선곡에 김정은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보니 평소 김 씨 일가가 즐겨듣는 노래 위주로 선정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MBN뉴스 조창훈입니다. [ chang@mbn.co.kr ]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