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8일, 갑작스레 문단에 슬픔을 전하고 떠난 소설가 故 정미경 작가.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소설집 '새벽까지 희미하게'가 독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왔다. 정미경의 남편이었던 김병종 화백이 그리움을 담아 써 내려간 추모 산문과 소설집으로 묶이지 않았던 근작 소설 5편을 창비가 촘촘하게 엮었다.
표제작인 '새벽까지 희미하게'는 제16회 황순원문학상 최종 후보작으로 작가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소설. 자본주의 속에서 사람들의 불안과 고독을 촘촘하게 파고들었는데 존엄한 삶의 방식에 대한 묵직한 질문으로 새벽까지 희미하게 떠 있던 달만큼이나 따스한 여운을 남긴다.
2001년 등단 이후 정미경의 소설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로 : 어렵사리 작은 규모의 사업체를 꾸린 사장님 유석이 그 남자보다 더 어려운 사정의 여성 직원 송이의 재능을 갈취하고 찌질하게 자신의 처지를 변명하듯 하소연한다. 그런 남자에게도 송이는 무던하고 초연하다. 작가는 둘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재단하지 않고 모두 연민으로 끌어안는다.
13년 전 '블루오션 전략'을 출간하며 블루오션이라는 고유명사를 세계인에게 각인시킨 김위찬·르네 마보안 인시아드 블루오션 전략 연구소장이 실전 매뉴얼을 담은 두 번째 책 '블루오션 시프트'를 내놨다.
경쟁자가 득실대는 시장에서 경쟁하지 말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라는 메시지는 기존 책과 동일하지만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계별 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구체적 사례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체계적인 단계, 즉 블루오션 전략의 실제적인 과정을 이야기한다. 15억 달러 남짓한 브라질 휴지 시장에서 킴벌리-클라크 브라질은 고객들이 주로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마트에서 휴지를 사간다는 점에 착안해 운반이 쉬운 압축 휴지를 내놓으며 새로운 산업 표준을 만들어냈다. 서커스와 연극, 발레의 장점을 모은 '태양의 서커스'는 여러 장르에 존재하는 수요의 일부를 합친 것은 물론 새로운 관객을 유인하며 파이를 키웠다. 구경 가는 도서관으로 차별화한 별마당 도서관, BB크림과 파운데이션 사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아모레퍼시픽 쿠션 파운데이션, 현지인이 만드는 진짜 여행 시장을 창출한 마이리얼트립 등. 약 250페이지에 걸쳐 상세하게 소개한 다섯 가지 세부 전략은 100여 년간, 30개 산업에서 실행된 150개 전략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 무한 경쟁의 시대에 가장 확실한 전략은 경쟁이 없는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며 실전에 적용 가능한 매뉴얼을 제공한다.
수많은 비즈니스 리더와 기업, 비영리 기관에 영감을 준 위대한 경영 구루의 저작 30여 권의 핵심 내용을 365개의 글로 압축했다. 지식근로자의 성과, 기업의 혁신, 강점 강화와 피드백, 기업과 지식근로자의 책임, 세계 경제의 흐름, 변화하는 사회 등 경영의 거의 모든 영역을 망라했다.
드러커는 책의 서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각 페이지의 맨 아래에 있는 질문"이라고 강조하며 각 글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 글에 관한 실용적 교훈과 조언을 담았다. 독자는 이 책을 하루 한두 페이지씩 읽고 드러커의 가이드를 실천하면 된다. 일에 대한 새로운 동기 부여와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왜 일해야 하는지'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변화하는 사회 흐름과 조직 체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답이 담겨있다.
월나라 사람의 후예답게 저항 정신이 가득했던 고향 사오싱, 그곳을 떠난 루쉰은 난징으로, 도쿄에서 센다이로, 그리고 다시 도쿄로, 이후 항저우, 사오싱, 난징, 베이징, 샤먼, 광저우를 거쳐 마지막 상하이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다.
공간의 이동은 또한 정신의 방황이자 성장을 의미한다. 루쉰은 헉슬리의 사회진화론에 심취했고, 일본 유학 시절에는 장타이옌의 혁명론, 나중에는 마르크스주의로 변화했다. 루쉰을 문학가만이 아닌 '문학가이자 사상가이자 혁명가'로 부르는 이유다.
개인사적으로 중요한 일들, 인간적인 그의 면모와 사회적인 역할, 시대적인 배경, 주요 저작, 주요 인물들, 그의 생 굽이굽이 느꼈던 감정과 비애 등 루쉰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저자는 루쉰의 생애에서 중요한 장소였던 일본 센다이와 중국 사오싱을 직접 답사하고, 그 현장의 생생함도 책에 담았다.
루쉰이 청년들을 통해서 꿈꾸었던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는 안정된 삶도 번번이 포기했고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것은 그의 희망과 신념이 향한 곳이 다름 아닌 청년들이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루쉰이 21세기 한국의 청년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를 담았다.
'책만 보는 바보'라는 의미의 '간서치'(看書癡)로 불렸던 조선시대 실학자 청장관(靑莊館) 이덕무(1741∼1793). 그는 평범한 일상 속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해 문장에 녹여내는 문장가였다.
저서 '선귤당농소'에서 사계절과 산의 풍경들을 묘사한 '춘산선선 이하산적적 추산구구 이동산율율(봄 산은 신선하고 산뜻하고/여름 산은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진다/가을 산은 여위어 수척하고/겨울 산은 차갑고 싸늘하다)'이란 문구는 대우와 대조의 묘미가 살아 마치 글에 소리와 색깔이 살아있는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담집 '운명에서 희망으로'에서 대학 시절 롤모델로 이덕무를 언급했는데 그가 18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이면서도 다른 지식인과 달리 탁상공론에만 매달리지 않고, 서민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책 속에는 이웃 노인이나 동네 아이들의 모습, 아침저녁의 노을빛 등 소소한 일상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다. 쉽게 넘길 수 있는 대상도 따스한 시선으로 관찰했던 이덕무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다.
고전 연구가인 역자가 이덕무의 저서인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와 '선귤당농소'(蟬橘堂濃笑)에서 아름다운 문장만 뽑아 번역하고, 그에 대한 간단한 해설을 덧붙였다.
일상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자 할 때 찾아야 하는 도서.
1989년 첫 출간된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는 26살의 공지영 작가가 등단 후 1년 만에 펴낸 소설인데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시대, 광주민주화운동과 80년대 초반의 운동권의 모습을 동시대의 시점에서 들여다본 작품이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몰락한 집안의 아들인 주인공 지섭이 제대 후 대학에 복학해 여자 후배 민수를 다시 만나는 1983년 여름이 배경이다.
군부의 정권 장악에 저항하는 학생들은 야학을 통해 노동자들을 교육하며 의지를 다진다. 하지만 당국의 조치로 야학은 강제 폐쇄되고, 교사들은 경찰에 쫓기다 구속되며, 대학은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하다.
사회 분위기와 학생 운동, 집안 사정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지섭. 가족의 반대에도 사회 문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첫 출간 이후 1998년, 2011년에 출판사를 달리해 재출간되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공지영 작가의 대표작이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