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아나’를 아시나요? “미래의 아나운서를 가르칩니다” 이주연 씨를 만나다
아나운서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연아나'. 그의 수업을 거쳐 간 학생만 200여 명, 그의 블로그에는 하루에도 2,000여 명이 방문해 아나운서 준비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고 있다. 그가 판매하는 ‘연아나 자켓’, ‘연아나 원피스’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을 정도. 아나운서와 기자를 거쳐 지금은 미래의 아나운서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1인 CEO로 활약하고 있는 '연아나' 이주연 씨를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이주연 씨 |
"사실 선생님이 될 생각은 없었어요."
그는 아나운서 아카데미 선생님이 아니다. 블로그를 통해 학생들을 모집하고 소수정예로 수업을 진행하는 <뉴스클래스>를 매달 열어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매달 열리는 수업은 금세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있지만, 그 시작은 그저 '우연'이었다고 말한다.
"블로그에 아나운서 지망생 시절 이야기를 올렸더니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기쁜 마음으로 댓글 하나하나에 답변을 해주다 보니 '이럴 바에 아예 직접 만나서 멘토가 되어주자!'는 아이디어가 번뜩였죠."
↑ 연아나 뉴스클래스 |
그렇게 시작된 학생들과의 첫 만남. 처음엔 재능기부 차원의 멘토링이었지만 학생들이 '아예 수업을 해달라'며 수업 요청을 보내왔다. 그렇게 이름 없이 작게 시작했던 재능기부가 '뉴스클래스'라는 번듯한 이름의 수업으로 발전했고 올해로 꽉 채워 3년이 흘렀다. 스터디룸을 빌려 시작했던 때와 달리 이제는 촬영 장비를 갖춘 '연아나 사무실'이 생겼고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커리큘럼에 직접 만든 교재까지 갖췄다.
"제자들이 TV에 나오면 참 뿌듯해요. 근데 뿌듯함보다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보는 듯한 불안함이 커요. 시청자 입장이 아니라 늘 선생님 입장인 거죠. 하하"
주연 씨는 선생님이면서도 젊은 CEO다. 블로그 마켓을 통해 아나운서 시험에 꼭 필요한 자켓과 원피스, 구두 등 '방송 의상'을 판매하며 이름을 알렸다.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인 다음 카페 <아랑>에서는 연아나 의상에 대한 문의와 중고 거래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연아나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
"저는 의상 전문가도 아니고 이른바 ‘패피(패션피플)’도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직접 방송을 하며, 의상을 입어보며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방송에 어떤 옷이 적합한가'는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아나운서 준비에는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들까? 왜 아나운서 의상은 비쌀까? 이런 고민에서 시작했죠."
그가 판매하는 아나운서 자켓과 원피스는 모두 10만원 이하다. 백화점 브랜드 의상이 40~50만원 대, 맞춤 의상은 한 세트에 100만 원을 호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저렴하면서도 방송 화면에 예쁘게 나오는 의상을 찾기 위해 동대문에서 발품을 팔고 거래처를 선정해 ‘사입’을 했다. 그렇게 탄생한 '연아나 자켓'은 큰 인기를 얻었고 얼마 전에는 '연아나 원피스' 자체제작에도 도전했다. 앞으로도 새로운 자체제작 의상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나운서로 방송에 입문한 주연 씨는 이후 기자로 전향했다. 비슷한 듯 매우 다른 두 직업을 모두 겪어봤다. 꿈꾸던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기자로 전향한 이유에 대해 그는 또 '우연'이라 말했다.
"제가 선생님이 되기로 의도한 게 아니듯, 기자가 된 것도 의도한 건 아니었어요. 아나운서로 일하면서 생방송에서 느끼는 긴장감, 매일 하는 두꺼운 화장, 다이어트 압박 등 일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결국 '이쯤 하면 됐다'라는 생각에 그만두게 됐죠. 그때는 공기업을 준비하겠다며 그만둔 건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결국 또 언론•방송 분야 일을 하게 됐네요.”
“아나운서일 때 알게 된 선배가 국회방송 채용 소식을 전해줬어요. 아나운서로 일하며 쌓인 기명 기사들이 좋게 작용해 기자로 입사하게 됐죠. 결국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좋은 인연을 맺어두는 것이 중요해요.”
아나운서와 기자, 8년간 두 직업을 모두 겪은 사람으로서 각자가 가진 매력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나운서는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적응하는 융통성과 임기응변이 중요하다면, 기자는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라는 것.
아나운서는 방송의 최일선에서 시청자를 만나는 방송의 '얼굴'인 만큼 늘 주목받는 직업이다. 뉴스 앵커, 교양 프로그램 MC는 물론 내레이션 녹음부터 현장 리포팅까지 다양한 일을 하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 적응할 줄 알아야 한다. 반면 기자는 내 이름을 내건 기사를 내보내는 만큼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더 요구되는 직업이다. 정치부 기자였던 그는 아나운서였을 때와는 달리 '정치'라는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직업의 공통점은 바로 '열정' 없이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나운서든 기자든 정말 하고 싶다는 마음과 열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직업이에요. 그 마음이 아깝지 않게 모든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모든 분들이 후회 없이 '집중'해서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그의 블로그 제목은 <연아나의 세렌디피티>다. 주연 씨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이자 뜻밖의 우연, 운 좋은 발견이란 뜻의 세렌디피티는 어쩌면 그의 인생을 담고 있는 듯하다. 아나운서에서 기자의 길로 접어든 것도, 지금처럼 선생님으로 불리며 ‘연아나’라는 1인 CEO가 된 것도 모두 의도하지 않았지만 흘러가다 보니 우연히 마주한 인생인 것.
"가까운 미래에 책을 쓰고 싶어요.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참고서가 될 만한 책이요. 아나운서를 준비한다는 게 생각보다 꽤 힘들고 외로운 길인 만큼, 읽으면서 마음 편해지는 그런 책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의 ‘연아나’ 주연 씨를 있게 한 비결은 일에 대한 '자신감'과 ‘꾸준함'이었다. 이미 레드오션인 아나운서 교육 업계에서 수업의 질 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자신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연아나’로서의 주연 씨를 응원하며 그의 앞길에 뜻밖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라본다.
[MBN 뉴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