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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오의 '소아쟁 협주곡', 김상진의 '사시풍류', 김현섭의 '학을 탄 선인', 심진섭의 '해학', 조석연의 '상념', 이정호의 '진혼' 등 총 여섯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특별히 이번 아창제는 다양한 협연악기의 다채로운 무대와 더불어 중년작곡가 원로작곡가 그리고 현재 재학중인 20대 학생 작곡가 등 세대를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작곡가들의 개성 가득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스무살의 두 젊은 국악 작곡가 김상진(22)과 김현섭(27)에게 이목이 쏠린다. 국악이란 젊은 나이에 접하기 쉽지 않은 장르에 그것도 작곡가로 들어서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김상진 작곡가는 "얼떨떨하다. 원로 기성 교수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했다. 다른 젊은 작곡가의 귀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작곡가 김상진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한국음악작곡가 3학년 재학 중이다. 어린 나이에 2015,16년 동아국악콩쿠르 작곡부문에 입상한 재능있는 젊은 작곡가다. 작품 '사시풍류'는 늘 풍류로 지낸다는 뜻으로, 좀 더 풍류스런 시대가 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김현섭 작곡가는 "관객이었던 한 소년이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김 작곡가는 한국예술종학교 전통예술원 한국음악작곡가 전문사 재학 중이다. 2017년 한국민속촌 홍보영상 음악감독 및 작곡을 맡은 바 있다. 향비파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천장고임 '학을 탄 선인'이란 이번 작품은 향비파란 생소한 악기가 주인공이란 점이 특이하다. 거문고와 가야금 그 사이의 소리를 낸다는, 신들만이 연주할 수 있다는 설화 속 악기의 음색을 들어볼 기회다.
아래는 두 젊은 국악 작곡가 김현섭과 김상진과의 일문일답. 그들의 국악의 길에 대해 들어봤다.
-국악의 매력은
▷"우리 음악의 매력은 첫 번째로는 투박함. 진짜 사람이 말하는 것 같은 음악, 사람 목소리가 들려서 좋아요. 두번째로 제가 가장 솔직하게 할 수 있는 음악인 것 같아요. 제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에요. 마지막으로 다들 국악의 매력을 '한'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흥'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얼마나 흥겨운데요."(김현섭)
▷"저는 자연적인 미(美)를 꼽고 싶습니다. 딱딱 떨어지는 인공적인 매력이 아닌, 물 흘러가는 듯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김상진)
-국악 그것도 국악 작곡가란 드문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저는 클래식 피아노로 예고를 합격 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다가 우연히 국악방송을 듣게 됐죠. 그 때 해금소리를 듣게 됐어요. 정순연 선생님의 '새벽부터 저녁이 오기까지'란 곡이었는데, 아 이소리다. 우리 음악을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시작이었죠. 후회는 없습니다." (김현섭)
▷"음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일렉기타였어요. 어린 치기에 멋져보였거든요. 그래서 학원을 갔는데 거기서 음악이론부터 가르치더라고요. 불만이 많았죠 근데 배우다보니 이론에 재미가 들려 자연스럽게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김상진)
-국악하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항상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연륜'이라는게 괜한 말이 아닌 것 같아요. 삶에서 음악이 나온다고 말하잖아요. 그 말이 맞아요. 또 국악의 핵심은 과거의 전승인데, 과연 내가 과거를 나의 현재로 가져왔을 때 얼마나 진솔한가. 책임감이 무거운 작업이죠. (김현섭)
▷"저는 작곡의 어려움이 정말 컸습니다. 악기하는 친구들의 노력과 작곡하는 친구들의 노력은 다른 것 같아요. 악기는 연습이 가능하잖아요. 소리로서 발전하는 게 보인다면, 저희는 노트의 수가 아무리 늘어난다고 한들 실력이 느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때론 너무 막막하죠."(김상진)
-이번 아창제에 선정된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시자면
▷"제 작품은 제목은 '천장고임 학을 탄 선인'이란 작품입니다. 향비파 협주곡인데요. 비파는 사실 사람이 아닌 신들만 연주할 수 있는 악기였다고 합니다. 아마 대중들에게 낯선 악기일거예요. 향비파는 비파와 달라요. 순수 우리 악기에요. 중국의 비파가 철주를 쓰는 반면 우리 비파는 가야금 줄과 비슷한 명주실을 쓰죠. 음색도 달라요. 조금 거친소리랄까요. 가야금과 거문고 중간 소리를 내지요." (김현섭)"
▷"사시풍류란 작품은 사철 내내 풍류 또는 늘 푸르다는 뜻입니다. 친구들과 술을 먹다가 착안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요즘 세상이 각박하잖아요. 좀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화합하고 풍류스러운 삶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김상진)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저는 아창제 소개에도 그렇게 썼는데. 삶을 통해서 음악을 배운다고 썼어요. 새벽에 영감이 와서들 쓴다고 하는데 그건 거짓말같아요. 새벽에 곡을 쓰는 이유는 조용해서 혹은 게을러서일 거예요. 저는 일단 저를 통해서 음악이 시작하는 것 같아요. 가장 영감을 주는 건 그래서 제 삶. 제 삶에서 배운 솔직한 감정."(김현섭)
▷"하고 싶다는 동기가 곧 영감이에요. 먼가 하고 싶은 건 다 해야 되는 성격이어서 먼저 동기 부여가 되면 곧 영감이 따라옵니다." (김상진)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저는 확고합니다. 문화부 장관이 꿈이구요. 저는 어릴 때부터 힘들게 음악을 공부했어요. 학비를 대기 위해 어머니와 저 모두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죠. 그게 가슴에 '멍'이 되어 지금은 음악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저처럼 음악에서 소외 받는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정책들을 만들고 싶어요. 사실 문화부장관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지만 문화정책에 있어서 가장 큰 사람이잖아요." (김현섭)
▷"확고한 꿈은 아직 없는데, 다만 계속 배
오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당선작 6개의 창작관현악곡이 KBS국악관현악단(이준호 지휘) 아래 첫 선보인다. 전석 무료.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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