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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운스님 |
불영사 일운스님이 사찰음식이야기를 담은 책 '마음밥상'(모과나무 펴냄)을 냈다. 이 책은 기존에 나와있는 사찰음식 관련서들과는 좀 다르다. 기존 책들이 힐링과 건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은 '수행'에 초점을 맞춘다.
단순한 요리순서나 재료를 소개하는 일은 인터넷 검색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스님의 생각이다. 스님이 생각하는 사찰음식은 '지혜의 밥상'이다.
깨달음을 이루는 과정에서 몸을 보호하기위해 섭취하는 음식이 사찰음식이다. 따라서 부처님의 말씀에 맞게 육식과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를 사용하지 않고 준비하는 공간을 정결하게 하고, 조리법을 단순하게 하며, 공양을 올린 시주물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 사찰음식이다.
일운 스님에게 사찰음식은 음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섭취하는 마음자세까지 포함한 하나의 의식이다.
재료를 준비하고 불을 일으켜 조리를 하는 과정에서부터 나중에 뒷처리를 하기까지 모든 것이 수행이다. 기쁜마음으로 음식을 대하고 음식의 감촉을 느끼고, 자신의 욕구와 의도를 살피며, 그것들을 무리하지 않게 분별하는 것이 사찰음식을 대하는 자세다.
책에는 구체적인 요리들이 많이 등장한다. 상추, 버섯, 김치, 귤, 김 등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진 요리들이 등장한다. 재료다듬는 법, 양념요령, 조리시간과 같은 레시피도 등장하지만 더불어 음식의 의미와 음식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 이런식이다.
"된장의 다섯가지 덕목은 다른 맛과 섞여도 제 맛을 잃지 않는 단심(丹心), 오래 두어도 변질되지 않는 항심(恒心), 기름진 냄새를 없애주는 불심(不心), 매운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선심(善心),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루는 화심(和心)입니다. 우리들 삶을 돌아보게 하는 덕목이기도 합니다."
일운스님은 1969년 경북 청도 운문사로 출가해 대만
[허연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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