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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詩)'를 읽는 이유는 제각각이겠으나, 한 가지 만큼은 분명하다. 갈라진 대지 위로 내리는 봄비처럼, 시는 우리 내면 속 공허를 다독이고, 고독과 외로움을 쓰다듬으며, 그렇게 저마다의 영혼을 살찌운다는 것. 새로이 세상을 감각하고, 사유함으로써 시는 우리에게 '구원의 가능성'을 조금은 남겨놓는다.
1978년 황동규 시인의 시집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에서 출발한 문학과지성사(이하 문지) 시인선이 40년 만에 통권 500호를 맞았다. 시인 211명의 시집 492권과 시조시인 4명의 시선집 1권, 연변 교포 시선집 1권, 평론가 10명이 엮은 기념 시집 6권이 그동안 모이고 쌓였다.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찬제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40년 만에 500권을 내리라는 기약을 한 건 아니지만 동시대의 감수성을 새롭게 열어나가는 시인들을 발굴해 한국 문학을 진화시키고, 새로운 시작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번 500호에는 총 85권의 시집들이 선정됐다. 출간 된 지 10년 이상 지난 시집들을 기준으로 해 2008년 이후 시집들은 제외됐다. 해당 시집을 낸 황동규, 황인숙, 허수경 등 65명 시인들의 시를 2편씩 골라 모두 130편을 담았다. 편집위원을 맡은 오생근, 조연정 문학평론가가 엄선한 것으로, 제목은 수록작인 황지우 시인의 '게 눈 속의 연꽃'의 구절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그대가 있다"에서 따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연정 평론가는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은 스테디셀러중에서 65명 시인들의 시집들을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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