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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류의 역사를 전쟁의 역사라고 한다. 신간 '전쟁과 무기의 세계사'는 인류의 역사를 전쟁과 군사문화를 통해서 풀어낸다.
고대 페르시아 전쟁부터 로마시대 포에니 전쟁, 중세 십자군 전쟁, 백년전쟁, 나폴레옹 전쟁, 미국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세계사를 바꾼 주요 전쟁을 살핀다. 저자는 특히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무기에 주목한다. 새 무기를 일찍 도입한 쪽이 어떻게 전투를 이길 수 있었는지 살핀다.
전투마다 역사적 배경, 전투의 전개 과정, 동원된 무기와 무기체계, 남긴 교훈까지 상세히 서술하는데, 저자는 '전쟁은 무기를 낳고 무기는 전쟁을 부르는 악순환'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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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초 언니'는 1970년대 말,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생활을 하는 '천영초'라는 여인을 통해 박정희 유신정권 수립과 긴급조치 발동, 동일방직 노조 똥물 사건, 박정희 암살,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한다.
운동권 역사에서 여학생을 주인공으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당시는 데모할 때 남학생에게 돌을 날라주거나 물을 떠다 주고 경찰의 검문을 피하기 위한 활동 등으로 제한되었다. 저자가 '영초 언니'를 떠올린 건 최순실 때문으로 최순실이 수의를 입고 민주주의를 외치던 모습이 40여 년 전 천영초라는 이름을 불러온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민주주의를 외쳤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다. 억압의 시대에 청춘을 보내며 몸과 마음이 망가진 영초 언니는 보상이나 명예도 얻지 못한 채 잊혀져간 수많은 이름 없는 투사들의 처지와 다르지 않다.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박정희 시대의 독재에 맞서 싸웠던 젊은 날의 모든 일들이 역사와 국민들로부터 모욕당하고 조롱당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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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국에서 이뤄진 한 연구에서 어린 시절 디즈니랜드에 간 적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곳에서 미키마우스와 악수를 했음을 암시하는 광고를 읽게 했더니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미키마우스와의 악수를 실제 경험으로 확신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함께 차를 마시는 모습의 조작 사진을 보여줬더니 6세 아이 중 31%가, 10세 아이 중에서는 10%가 나중에 실제 자신이 왕세자와 차를 마셨다고 기억했다.
기억을 연구하는 캐나다 학자인 줄리아 쇼 영국 사우스뱅크대 범죄학 부교수는 거짓 기억이 생겨나는 원리를 '몹쓸 기억력'에서 다양한 연구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기억은 불완전하고 교활하다. 나를 위해 혹은 상대를 위해서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감정이나 기분, 컨디션도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 기억으로 입을 피해를 줄이고 유연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인정과 망각이다. 저자는 "기억을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새로운 사회 풍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 된다. 기억은 과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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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아버지를 둔 쇼팽은 스스로를 폴란드 사람이라고 했다. 또 파리에서만 9번이나 이사를 다니기도 했는데 일본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프랑스 파리를 찾아 천재 피아니스트 프레드릭 쇼팽(1810∼1849)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일본에서 최연소의 나이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저자는 19세기 중엽 파리 예술가들의 삶을 그려낸 전작 '장송'을 쓰면서 쇼팽에 빠졌다. 저자는 "쇼팽을 더 깊이 이해할 때 비로소 그의 음악을 들으며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 알 수 있으며, 그런 질문자에게만 은밀한 진실을 털어놓는 것이 바로 쇼팽의 음악"이라고 설명하며 쇼팽의 삶과 음악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을 통해 성장과정을 살펴본다.
쇼팽이 직접 그린 각종 스케치와 파리에서의 마지막 콘서트 초대장, 그가 살았던 장소를 표시한 지도 등이 담겼다. 쇼팽의 음악 세계라기보다 사소하기까지 한 삶의 흔적을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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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는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역사 교과서의 필요성을 느낀다. 웰스는 세상은 바뀌어야 하고 그러려면 민중을 교육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역저 '세계사 대계'로 1920년대 200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신간 'H.G 웰스의 세계사 산책'은 웰스가 '세계사 대계'를 펴낸 지 2년 후인 1922년 출간한 대중 역사서 '세계사 산책'을 번역한 책이다. 역사 책으로는 특이하게 지구의 탄생부터 시작해 생명의 흔적과 어류의 등장, 조류와 포유류의 진화과정 등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부분을 할애한다. 런던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과학교사로 일했으며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심취했던 웰스의 배경이 반영된 부분이다.
로마 제국을 설명하면서 로마 평민과 노예들의 삶에 주목하는 등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에도 눈을 돌렸고 유럽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동양의 발전도 다루며 균형을 유지하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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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이념,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현존하는 최고의 현자로 불리는 달라이 라마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들려준다.
인간이라는 존재, 그리고 인간이 숙명처럼 떠안고 살아가는 생로병사와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가는 현대인들이 한 번쯤 멈춰 서서 성찰해봄 직한 글로 달라이 라마가 들려주는 어떤 인생론은 삶의 지혜이자 아픈 마음을 달래 주는 위안이 된다. 오직 한국인에게만 들려준 특별 메시지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