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세계에 알린 테일러의 집 `딜쿠샤`, 문화재 된다

3·1 운동과 제암리 사건 등을 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 미국 AP통신 특파원(1875~1948)이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세운 '딜쿠샤'가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테일러가 1923년에 지어 1942년 일제의 협박으로 추방될 때까지 약 20년간 거주한 건물인 딜쿠샤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힌디어로 '이상향', '희망의 궁전'을 뜻하는 딜쿠샤는 붉은 벽돌로 지은 연면적 624㎡의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서양식 저택이다. 이곳은 테일러 사후 한동안 비어있었지만, 한국전쟁 휴전 뒤엔 피난민들이 모여살기 시작했다. 1960년대 국유화된 후 지난해까지 10여 가구가 거주했지만, 현재는 무단 점유 문제가 거의 해결된 상태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2월 기획재정부, 서울시, 종로구와 함께 딜쿠샤를 원형대로 복원하고 2019년 전면 개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이날 '경기도청사 구관', '경기도지사 구 관사', '김 골룸바와 아녜스 자매(석고상)'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 4월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던 '천주교 진산 성지성당'과 '구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등 5건을 이날 문화재로 등록했다. 천주교 진산 성지성당은 한국 최초의 순교자로 시복(諡福)된 윤지충과 권상연이 1791년 위폐와 신주를 태웠던 충남 금산군 진산면에 1927년 세워진 작은 성당이다. 구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은 1933년 건립돼 일제강점기 충주 지역에서 수탈의 거점 역할을 했던 곳이다.
[김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