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집행위원장이 '옥자'는 정치적인 영화라 하더군요. 근데 저로서는 최초의 사랑 이야기에요. 그 대상이 동물이죠. 한국에 반려동물 키우는 분이 1000만명 넘는다고 하는데요. 그 분들이 다 보시면 좋겠어요."(봉준호 감독)
'옥자'가 베일의 일부를 벗었다.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그 후'와 함께 17일 개막하는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자,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첫 제작 영화다. 15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옥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봉 감독,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옥자' 배급사 NEW의 김우택 총괄 대표 등에게서 이 영화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
―'옥자' 국내 개봉 계획은?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6월 28일 동시 상영한다. 한국은 시차상 29일이다. 뉴와 함께 파트너십 맺어 한국 극장에서 동시 배급한다. 한국 관객은 극장과 넷플릭스 양쪽에서 다 볼 수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보려면 월사용액을 지불하고 회원가입해 옥자를 포함해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수 있다.
▷김우택: 극장 개봉일도 6월 29일이다. 가장 관심사였던 극장 상영 기간에 대해서는 제한 없이 무제한 상영하기로 했다.
―칸 경쟁부문 발표 후 프랑스 극장연합 반발이 셌다. 내년부터 넷플릭스 영화는 경쟁부문 올라올 수 없다 했는데. 넷플릭스 입장은?
▷테드 사란도스: '옥자'와 봉 감독을 추천해준 칸 측에 감사한 마음이다. 내년에도 계속 넷플릭스의 뛰어난 영화들을 제작하고, 출품도 할 거다. 칸영화제는 언제나 뛰어난 작품만 초대하는 역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옥자'도 선정한 것 아니겠나. 사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배급하지 않는 영화도 칸에서 초청한 역사가 많다. 앞으로 관객 변화와 페스티벌 배급 방식도 달라지지 않을까.
―처음 넷플릭스와 어떤 생각으로 '옥자'를 같이 하게 됐나.
▷봉준호: 처음부터 미국, 영국에서도 극장 개봉 할 거라는 걸 알았다. 한국은 특히 관객을 위해 폭넓게 개봉하기로 한다는 협의를 하고 갔다. 극장 상영 면에서 유연하게 대응해주기로 하고. 그리고 작가이자 연출자로서 넷플릭스는 창작의 자유, 최종편집권을 전적으로 보장해줬다. 마틴 스콜세지나 스필버그 같은 사람들에게나 가능했을 일이다. 매우 행운이었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최근에 1960년대 프랑스 영화를 봤다. TV가 나오게 되자 한 배우가 '시네마는 죽었어'라 하더라. 그런데 지금 평화로이 공존하지 않나. 넷플릭스와 극장의 관계도 그런 맥락에서 보고 싶다.
―필름 촬영을 고수하는 데 이번에 디지털로 찍었다. 아쉬움은 없었나.
▷봉준호 감독: 35mm 필름으로 찍고 싶었지만 한국에 관련 현상소가 거의 문을 닫았더라. 촬영감독이 디지털로 하되 필름보다 더 필름같은 디지털을 가져와보겠다 했다. '알렉사 65'라는 디지털 버전의 (70mm 같은) 카메라인데, 엄청난 역량으로 시네마틱한 아름다움을 구현해낸다. 그 걸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자'의 일부 시퀀스가 찍혔다. 디지털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카메라다.
―홍상수 감독과 경쟁부문에서 선의의 경쟁 펼친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게 됐는데.
▷봉준호 감독: 경쟁부문이라니 왠지 경쟁해야 될 것 같은 부담이 있다. 흥분되면서도 싫기도 하고. '옥자'라는 영화가 경마장 레이스에 올라가는 말이라 여기진 않는다. 단지 더 많은 사람이 더 뜨겁게 이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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