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왕이 되어 궁궐을 누벼보자. 창덕궁에서는 조선시대 왕실 전속 의료기관이었던 내의원 어의와 의녀로부터 진맥, 침, 부항 등 한방진료를 받고 경복궁에서는 왕실의 부엌이었던 소주방의 상차림을 맛보자. 올해는 특별히 이가 약했던 순종황제를 위한 부드러운 질감의 음식이 주를 이루는 '순종소찬'과 세계인들과 교류하는 부국한 나라를 꿈꾸던 고종의 이상이 담긴 '혜린반상'이 준비 돼 있다.
제 3회 궁중문화축전이 오는 28일부터 5월7일까지 열흘간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궁과 종묘에서 열린다. 총 29개의 왕실 체험, 공연, 전시 등으로 다채롭게 꾸몄다. 일부 유료, 인기 프로그램들은 예매를 서둘러야 한다.
궁정문화축전의 올해 주제는 '오늘 궁을 만나다-대한의 꿈'으로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기념해 대한제국의 황실문화를 조명하는 프로그램들이 새로 개최된다.
먼저, 고종황제가 황제의 대례복을 입고 올린 황제즉위식, '대한의 꿈'이 120년 만에 처음으로 재현된다. 이날의 의례는 당시의 자주의식이 그대로 담긴 '대례의궤'에 근거하여 오랫동안 잊혔던 대한제국 수립의 의미를 되살려낸다. 이번 고종 황제즉위식은 출연진만 250명에 이른다.
이 외에도 덕수궁에서 다양한 대한제국 관련 행사가 진행된다. 고종황제가 즐겨 마셨던 향기로운 커피 '가배'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대한제국과 가배차', 고종황제와 외국공사와의 접견을 재현한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5월2일~7일 덕수궁), 고종과 흥선대원군 등 조선 말 왕실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역사 이야기를 그린 야외 궁중극 '고종, 여명의 빛을 찾아서'(5월3일~ 6일 창경궁)가 열린다. 고궁박물관에서는 전시를 통해 대한제국 황실의 역사와 문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 49만 명이 찾았던 궁정문화축전의 가장 인기 프로그램은 단연 '1750 시간 여행 그날'이다. 시민들이 직접 배우가 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는 1750년(영조 26년)으로 되돌아가 당대 사람들의 삶을 살아보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사전공모를 통해 선발된 시민들은 직접 문무백관, 상궁, 나인 등으로 분해 전문 배우와 함께 과거 급제자 소견, 신료 접견, 사간원 관원 접견 현장을 재연한다. 올해는 하루 더 늘려 이틀간 진행된다. 하루 200명, 총 400명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경험이다.
이 외에도 구중궁궐의 곳곳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왕의 산책로를 걸어보는 '왕가의 산책', 창경궁 곳곳을 돌며 영조의 하루를 경험해 보는 '영조와 창경궁', 그리고 왕실 여성들의 삶을 체험해 보는 '왕실 여성문화 체험'(4월29일~5월7일 경복궁)등이 준비돼 있다.
경회루 야간음악회(4월30일~5월7일)와 종묘제례악 야간공연(5월2일~5월7일)은 밤이 내려앉은 고요한 궁궐에서 왕의 풍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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