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게 가장 큰 충격은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이었어요. 음악과 문학의 경계를 허문 대사건이죠. 이번 제가 낸 소설집도 그래요. 소설이 그림이고, 그림이 소설이에요. 딱 나눠서 무엇 하나만 하라는 시선은 이제 구시대의 산물이죠."
서양화가 황주리가 두 번째 그림소설집 '한 번, 단 한 번, 단 한 사람을 위하여'을 펴냈다. 2012년 '그리고 사랑은'을 낸 지 5년 만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지난해 중순까지 4년 동안 집필한 단편소설 7편과 직접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첫 작품과의 차이점을 묻자 그는 "'그리고 사랑은'이 글을 먼저 쓴 뒤 이미지를 그렸다면, 이번 책은 그림을 먼저 그리고 떠오르는 내용을 소설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소설집을 통해 "세상에 진정성의 가치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예전부터 '개선문'의 라비크처럼 세상을 향해 진심을 가진 주인공들을 표현해내는 소설들을 좋아했어요. 이번 소설의 주인공들도 삶에 대해 진정성과 진심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진정성 있게 살려고 애쓰는 것이죠."
책 이름을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한마디만 더'에서 따온 것도 이런 생각의 연장선이라고 황 작가는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 메신저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누구에게 보냈는지 잊기도 하고, 받았던 메시지를 다시 받기도 하는 일이 흔하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기억상실증의 시대가 된 것"이라며 "이런 시대에 브라우닝의 그 구절은 세상에 대한 진심의 중요성을 전하는 문구"라고 강조했다.
화가인 그는 소설뿐만 아니라 '땅을 밟고 하는 사랑은 언제나 흙이 묻었다'(2008) 등 여러 권의 산문집 써낸 바 있다. 출판사 신태양사를 경영했던 아버지와 문학도였던 어머니 덕에 어릴 적부터 글을 가까이 했던 영향이 크다는게 황작가 설명이다. "미술학도의 길을 걷기도 했던 생택쥐페리가 '어린왕자'를 지은 것처럼, 100년 뒤에도 모든 세대에게 읽히는 작품을 내놓는 것이 꿈이에요."
이번에 내놓은 책은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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