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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의 원조는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1933년작. 여기서 등장한 킹콩은 8미터가 채 안 됐다. 85년이 지난 2017년, '콩'로 우리 앞에 도착한 킹콩은 아마도 할리우드사상 가장 초대형일 것이다. 피터 잭슨의 '킹콩'(2005)보다 세 배가량인 31.69미터, 몸무게는 자그마치 158톤에 이족보행까지 한다.
이처럼 몸집을 불려버린 이유는 한 가지, 다가오는 대결을 위해서다. 워너브라더스의 2020년 예정작 '고질라 vs 킹콩'(여기서의 고질라는 할리우드판 '고질라'(2014)다)에서 100미터가 넘는 고질라에 맞서려면 체형을 대폭 키울 수밖에 없었을 터.
그래서인지 영화는 본대결을 위한 예비전 성격이 짙다. 괴수들의 격투 자체가 이 영화의 전부다. 초대형 괴수들이 총출동해 이 해골섬의 왕에게 도전하고, 콩이 몸도 풀 겸 응전에 나선다.
그리고 '신고질라'. 일본 '고질라'를 차용한 할리우드 '고질라'와 조금 다르므로 헷갈리면 안 된다. '신고질라'가 국내에 처음 상영된 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일본 비평계에서는 주로 3.11 후쿠시마 원전사태 같은 대재앙에 대한 풍자이자 알레고리라고 이 영화를 해석했다.
배경은 일돈 도쿄만. 줄거리는 익히 알려진대로 뭍으로 올라온 괴수가 도쿄 도심을 폐허로 만든다는 것인데, 눈길을 끄는 건 영화가 융통성없는 일본 정부의 대응 체계에 초점을 둔다는 점이다.
미국 전투기의 대형 폭탄에 스러진 고질라가 도쿄 전역을 화염 바다로 만드는 신은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의 뼈아픈 과거까지 직접 환기시킨다. 총리를 포함해 미국에 의존하던 고위 관료들이 일제히 사망하고 재능 있는 젊은 관료에게 일본 재건의 책임이 넘겨지는
괴수영화는 아니지만 '쥬라기 파크: 아마존 어드벤쳐'도 눈길을 끈다. 멸종 동물 탐사팀이 아마존 정글에서 느닷없이 공룡의 습격을 당한다는 어드벤쳐물이다. '쥬라기 시리즈'의 아성을 무너뜨릴 지는 각자 보고 판단할 문제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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