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72)이 6일 전격 사퇴했다. 리움 측은 이날 오전 "홍라희 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6일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술계 영향력 1위'인 홍라희 관장의 사퇴는 보름 전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으로 2004년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한 이래 관장을 맡은 그는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사건 당시에도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에서 물러났다가 33개월만인 2011년 3월 복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퇴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남편인 이건희 회장의 와병 중에 아들인 이 부회장까지 구속수감되면서 대외적인 활동을 더 이상 지속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의욕상실과 우울증 등 건강 이상설도 제기되고 있다.
홍 관장은 이 부회장이 구속되자 주변에 "참담한 심정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그 동안 물심양면으로 미술계 뿐 아니라 문화계에 지원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비난 뿐이지 않았느냐. 일할 의욕이 나겠느냐"고 반문했다.
리움 관장 직은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후임이 정해지기 전까지 홍 관장의 동생인 홍라영 총괄 부관장과 이준 부관장 협의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인 홍 관장은 재력과 인맥, 안목이라는 3박자를 두루 갖춰 미술계의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구심점 역할을 했다. 지난 수십년간 미술계를 이끈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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