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대세가 된 'AI 비서'…왜 여성의 목소리일까?
![]() |
↑ 사진=영화 그녀(Her) |
2014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영화 '그녀(her)'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소통의 부재 속에 외롭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감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이 시대의 가장 독창적이고 완벽한 영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국내 모 카드사는 이를 패러디한 광고를 만들어 카드와 사랑에 빠진 남자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기업들이 출시한 인공지능 비서인 애플의 '시리', MS의 '코타나', 아마존의 '알렉사', 삼성의 'S보이스' 모두 여성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엘리베이터, 대중교통, 보이스메일, 내비게이션에서 나오는 소리도 여성의 음성이다. 대부분의 음성 서비스가 여성 목소리를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스탠포드 대학 교수 클리포드 나스는 "인간이 남성보다 여성 목소리에 더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아빠보다는 엄마 목소리를 더 반기는 걸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역사적인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기 조종석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에는 남성 조종사 목소리와 구별하기 위해 여성 목소리를 사용했던 것이다.
![]() |
↑ 사진=MBN |
인디아나대학 정보과학 교수 칼 맥도먼은 "성별이 다른 목소리를 들려준 결과 남녀 모두 여성의 목소리를 더 '따뜻하다'고 느낀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여성은 남성의 목소리보다 동성의 목소리를 더 선호했다. 과거 전화교환수를 대부분 여성이 담당한 것도 불특정한 누군가와 통화를 할 때, 사용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즉 여성 인공지능 목소리를 선택한 것은 각 회사의 마케팅 전략 담당 직원들이 수많은 설문 조사와 통계 자료를 살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성 음성비서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의 산물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비서는 여성 직업이며, 무조건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앞으로 출시할 AI비서의 음성을 고객이 고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성별 선택은 물론, 연예인 목소리까지 활용할 방침이다. 사실 훌륭한
[MBN 뉴스센터 김도현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