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걸크러쉬(여자가 봐도 반할 멋진여성을 뜻하는 신조어)는 올해에도 어김없다. 지난해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미친 존재감을 뿜어냈던 마고로비(할리퀸 역), '고스트 버스터즈'의 귀신 잡는 사총사들을 기억하는지. 올해 진용은 더 만만찮다. 원조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41)가 돌아온다.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25일 개봉)에서다. 카리스마 작열하는 스칼릿 조핸슨(32)은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3월 개봉)의 특수요원으로, 지난해 '배트맨 대 슈퍼맨'의 원더우먼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갤 가돗(31)은 '원더우먼'(6월 개봉)으로 관객을 맞는다. 세 편 모두 여성 원톱 히어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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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원더우먼' |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감독 폴 앤더슨)은 요보비치가 시리즈 대단원의 막을 내릴 완결편이다.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어느덧 두 자녀를 둔 불혹의 중년 여성이지만 우려할 건 없어 보인다. 앨리스의 주름진 표정과 눈빛은 한층 강렬해졌고, 액션은 더 화끈하다. 엄브렐라사 사령관 리로 특별출연해 그와 호각을 겨눈 배우 이준기는 "스턴트 없이 모든 액션 연기를 해낸 그에게 굉장히 영감을 받았다"고 상찬했던 바다. T-바이러스로 온통 폐허가 된 세상에서 앨리스는 '언데드 군단'과의 최후의 전쟁을 도모한다. 요보비치 스스로도 "지금까지 앨리스 중 최고였다"다고 했으니 믿고 보는 수밖에.
그리고 스칼린 조핸슨. 미국 뉴욕 태생인 이 작은 체구(160cm)의 30대 여배우는 요보비치의 여전사 계보를 이어갈 최고의 적임자 중 한 사람이다. 데뷔 초 섹스심벌 이미지를 극복해낸 지는 이미 오래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블랙 위도우로 화끈한 액션신을 선보여온 그는 올 3월 '공각기동대'의 반 인공지능 요원 쿠사나기로 분한다. 영화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조핸슨의 파격적인 변신을 기대해도 좋다"고 공언했다.
영화는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1995)를 실사화한 것이다.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을 연출했던 루퍼트 샌더슨이 메가폰을 잡고 지난해 '벤허'를 리메이크한 파라마운트사와 '슈렉' '드래곤 길들이기'를 만든 드림윅스가 제작했다.
이스라엘 태생인 갤 가돗이 한국에 본격 알려진 건 비교적 최근의 일.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지젤 하라보 역으로 일부 알려지긴 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폭발적으로 각인시킨 건 지난해 3월 '배트맨 대 슈퍼맨'이었다.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은 이 비운의 영화는 그래도 칼과 방패를 들고 괴물에 맞서던 원더우먼 역의 갤 가돗 만큼은 호평을 이끌어냈다.
178cm의 장신인 겔 가돗은 이스라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엄격한 유대교 환경에서 자랐다. 19세이던 2004년 이스라엘군에 지원해 2년간 군 복무까지 마쳤으니 여전사로서의 자질은 두말할나위가 없겠다. 쿵푸, 킥복싱, 검술 등에도 능하다. 영화 '원더우먼'은 아마존 왕국의 공주이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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