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기능 활성화를 통해 정부의 직접 지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예술계의 자생력을 키우자는 목표 아래 예술경영센터(대표 김선영)가 2017년 ‘예술의 산업화’ 신규 사업에 나선다. 예술을 돈으로 사고 파는 ‘상업화’가 아니다. 순수(기초)예술이라는 한정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예술창작물의 제품화를 통해 예술도 돈을 벌게 하자는 ‘산업화’다.
가장 눈에 띠는 정책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공연머천다이징(MD) 개발 지원이다. 단순히 티켓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공연계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주자는 취지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해외 미술관 구조를 살펴보니 수익의 30~40%가 MD 판매에서 나온다. 우리 공연계도 수익 다변화가 필요하다. 원작 콘텐츠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대형 뮤지컬 제작사들은 MD 판매로 수익을 내고 있다. 대표적 예가 뮤지컬 ‘드라큘라’다. ‘드라큘라’의 경우 6000~3만원대인 MD의 총 판매액이 4억원에 달해 MD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예술경영센터는 중소 규모의 제작사들도 MD상품을 전문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시제품 기획개발비를 지원한다. 이후 유통 플랫폼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학로나 예술의전당에 MD 종합 전문 판매 공간 등이 논의 중에 있다.
산업화의 핵심은 분업화다. 공연계 대부분의 중소 기획사는 인력난에 한 사람이 창작도 하고 홍보와 회계도 하는 주먹구구식 경영을 하고 있다. 이에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16년부터 진행해 온 ‘예술경영아카데미’를 확대 운영한다. ‘예술경영아카데미’는 문화예술 종사자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종의 실무학교다. 그 중 직무역량강화파트에서는 재무회계와 인사를 가르치는 ‘조직경영’, 모금 및 협찬을 교육받는 ‘재원조성’, ‘홍보· 마케팅’ 등 4개 분과 실무교육이 진행된다. 직무별 전문가 양성을 통해 체계적인 작품 제작 환경 조성이 목표다. 현장에서도 이를 반겼다. ‘총각네 야채가계’, ‘마이 버킷 리스트’ 등 창작 뮤지컬을 올려온 제작사 라이브의 박소연 실장은 “대기업이 아니다 보니 멀티로 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중소 제작사들
이 외에도 예술 투자 활성화 환경 조성을 위한 기업 투자 설명회 순회 개최와 예술기획사 창업 사업개발비 지원 등 문화예술계의 자생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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