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14대 종정(宗正)에 현 종정 진제(眞際·82) 스님이 재추대됐다.
조계종 종정추대위원회는 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정추대회의를 열어 참석자 25명의 만장일치로 1시간여 만에 진제 스님을 제14대 종정으로 재추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2년 3월 제13대 종정에 올랐던 진제 스님은 종단의 최고 정신적 지도자 자리를 5년 더 맡게 됐다. 종헌에 따르면 종정의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종정은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고 법통을 승계하는 자리로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가진다. 대외적으로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추앙받는다.
이같은 상징성 때문에 그동안 최고의 선승(禪僧)이 조계종 종정에 추대됐다. 성철 스님을 비롯해 효봉, 청담, 고암, 서옹, 서암, 월하, 혜암, 법전 스님 등이 조계종 종정을 역임했다.
종정추대위원회는 원로회의 의원 25명, 총무원장, 중앙종회 의장, 호계원장 등 28명으로 구성됐다.
원로회의 사무처장 광전 스님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 재적 인원 28명 가운데 25명이 참석했고 여러 논의 끝에 현 종정 스님이 재추대됐다”며 “현 종정께서 수행자의 표상이시고 위상이 있으시기에 여러 어른 스님께서 특별한 논란 없이 재추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임이기에 별도 고불식은 준비된 게 없고 현 임기가 마무리될 즈음 재추대 의식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934년 경남 남해 태생인 진제 스님은 ‘남진제 북송담’으로 회자할 정도로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선승이다. 1953년 해인사에서 보화 선사를 은사로 출가했으며 1958년 해인사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1967년 향곡 선사로부터 깨달음을 인가받고 경허-혜월-운봉-향곡 선사로 이어져 내려오는 정통 법맥을 이었다. 또 부산 해운정사를 창건해 금모선원의 조실로 추대된 이후 선학원 중앙
진제 스님은 종정으로 추대된 이후 한국불교의 전통적 수행방법인 간화선(看話禪)의 계승과 부흥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간화선 무차대회를 여는 등 한국불교의 수행전통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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