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면 위대한 힘을 발휘한다. 특히 위기의 순간이 닥칠 때 이 힘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 이야기를 담은 MBN <어느 날 갑자기>가 새롭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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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갈림길에서 발견한 희망
2016년 5월의 어느 날, 평화로운 중부고속도로 위를 고속버스 한 대가 달리고 있다. 누군가는 생업을 위해, 또 누군가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 등 각각의 사연을 안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가는 보통 날이었다. 고속도로 위의 차들은 그대로 달려 경상북도 상주IC를 지나고 상주 터널로 향한다. 그 순간 앞서 달리던 트레일러가 급브레이크를 밟고, 그 뒤를 따라가던 고속버스는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 채 그대로 트레일러를 들이받는다.
한순간에 벌어진 대형사고. 트레일러 기사 문수행 씨도 충돌의 여파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다. 고속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거대한 충격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채 혼비백산한다. 그 와중에 문득 정신이 든 승객 임효진 씨. 바로 안전벨트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나 운전석으로 향한다. 버스 기사인 이기숙 씨가 죽은 듯 핸들 위에 엎드려 있다. 이기숙 씨는 한쪽 다리가 구겨진 버스에 짓눌려있고 피가 흥건한 상황이었다.
▶5분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사이드미러를 바라본 문수행 씨의 눈에 고속버스가 뒤로 점차 밀리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브레이크가 풀려 그대로 고속도로 벽을 들이받은 것. 대형사고에 이어 2차 사고까지 나자 승객들의 머릿속엔 오직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이 스친다.
이때 ‘펑’ 하고 폭발음이 들린다. 충돌의 여파로 버스 뒷부분에 폭발이 발생한 것이다. 대형 폭발이 일어나기 전 다급하게 빠져나가는 승객들 사이로 임효진 씨는 다시 한번 버스 기사 이기숙 씨의 상태를 살핀다. 절박한 마음으로 어깨를 흔들자 다행히 이기숙 씨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는데. “기사님, 문 열어주세요! 빨리 나가야 돼요!”라는 외침에 문이 열리고 승객들은 대피했지만 마지막 한 사람, 이기숙 씨가 빠져 나오지 못한다. 승객들과 트레일러 기사 문수행 씨가 차에 낀 그의 다리를 빼보려고 하지만 도저히 역부족이었다. 버스 속의 유독가스는 더욱 자욱해지고, 언제 2차 폭발이 일어날지 몰라 누구도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데. 그때 한 여성이 버스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리고 가방 속에서 흰 티셔츠를 꺼내 생수에 적시고 이기숙 씨의 피를 닦아낸다. 알고 보니 그녀는 현직 간호사였던 것. “솔직히 저는 고속버스 기사님이 사망한 줄 알았습니다. 차 문을 열고 내리면서 119에 바로 신고했죠.”(트레일러 기사, 문수행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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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순간, 기적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힘이 있었다
연기가 심해지자 다른 티셔츠를 물에 적셔 이기숙 씨의 입과 코를 막아주는 간호사 김혜민 씨. 다른 사람들은 차내에 있던 소화기로 불길을 잡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기숙 씨를 빼내기엔 역부족인데. 그때 누군가 ‘견인차의 견인 줄을 운전석에 걸고 운전석을 들어올리자’고 제안한다.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들의 도움으로 견인 줄을 고정시켜 운전석을 당긴다. 간호사 김혜민 씨는 이기숙 씨가 질식하지 않도록 계속 젖은 셔츠를 대주고, 피를 닦아준다. 불길은 계속해서 번져가지만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하려는 상황. 조금씩 올라가는 운전석을 본 사람들은 재빨리 버스로 뛰어들어 이기숙 씨를 끌어안고 나온다.
“저는 당시에 포기했었어요. 그리고 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다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감사한 분들이죠. 다들 죽을 뻔한 위기 상황인데도 몸을 사리지 않고 저를 구해주셨으니. 그 분들 아니면 저는 지금 이
여러 사람의 용기가 모여 기적을 만들어낸 순간. 그 순간이 주는 울림은 <어느 날 갑자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었다. 이날 방송은 MBN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 서비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