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의 저자 한강 작가도 현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유가 좀 황당한데요,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을 썼기 때문입니다.
이상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5월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
한국인 최초의 수상이라는 관심에 몇 해 동안 평균 4%가량 감소하던 책 판매를 올해 2% 상승으로 바꿀 만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해 출판업계는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의 '올해의 주목할 저자'로 한강을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른 작가였습니다.
당시 행사를 후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강 작가를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서울국제도서전 관계자
- "한강 작가 초청해서 하는 행사, 정부와 연결돼서 하는 행사에서 계속 잘리더라고요. 맨부커상 수상하셨고 시기적으로 딱 맞아서 하면 좋겠다 했는데 위에서…."
문학계는 문체부가 한강 작가를 외면한 이유를 전작 소설 '소년이 온다'로 보고 있습니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중학생 동호를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단면을 그린 작품으로,
문체부는 공공도서관, 전국 초·중·고교, 사회복지시설 등에 배포하는 책에서 이 작품을 제외해왔습니다.
그러나 문체부의 의도와는 달리 '소년이 온다'는 11만 권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문체부는 올해의 주목할 저자는 대한출판문화협회 추천으로 이뤄졌으며 외압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mbn27@naver.com]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