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헬리콥터가 무대 위 깜짝 등장하고 눈앞에 있던 미녀가 사라지더니, 다른 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관객석까지 훨훨 날 던 새가 무대 위에서 이내 한 장의 사진이 된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이 같은 현상을 ‘마술’이라고 한다. 아무리 자세히 보고 들여다보고 있어도 이내 입이 벌어지고 감탄을 금치 못하는 것이 바로 마술이고, 트릭이다. 최근에는 MBC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과 KBS2 새 예능프로그램 ‘트릭 앤 투르’를 통해 마술을 좀 더 가깝게 접하고 있다. 마술의 묘미인 트릭인 인터넷 발전과, 대중들의 니즈가 바뀌고 있는 만큼, 마술 역시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방송을 통해 마술을 가깝게 전한 장본인은 이은결이라 할 수 있지만 한국의 최초 마술사는 故이흥선(알렉산더 리)이다. 이흥선 마술사는 서커스의 일부였던 마술을 독립시켜 개인 마술쇼를 펼쳤다. 빈손에서 비둘기 10여 마리가 나오기도 하고, 틀 속에 사람을 넣고 신체를 절단하는 마술 등 2000여 종의 마술을 기본으로 1만 여 매직 아이템을 선보였다. 지난 2001년 별세한 그를 위해 후배 마술사들은 2014년부터 ‘이홍선 마술대회’라는 이름으로 그를 위한 헌정공연을 잇고 있다. 인기 마술사 최현우가 바로 故이흥선의 제자다. 최현우는 마술에 다른 장르를 더해 마술 본연의 재미를 더하는 마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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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은결과 최현우를 잇는 마술사가 없다는 것 역시 마술계의 큰 숙제다. 이들이 20년 간 대중에게 마술에 대한 인식을 전하는 시기에서, 인터넷의 발달로 위기를 맞은 마술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타개해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는 문화예술로 자리 잡기까지, 다른 마술사들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은결의 스토리텔링 무대와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고방식은 관객들에게 세상을 또 다르게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최현우의 쫄깃한 무대는, 마음의 정곡을 찌르며 놀라움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이은결과 최현우 만의 짙은 색과 실력, 무대 매너 등은 다른 마술사로 고개를 돌리지 못할 만큼 완벽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마술이라는 장르가 또 한발자국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들을 잇는 또 다른 마술사가 절실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은결은 이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 뿐이지 많은 한국인 마술사가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고 말이다”라며 “수상이 마술사 명예로 좋지만,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회는 대부분 액트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인데, 대중에게 비춰지려면 최소 방송을 통해 6개월 이상 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마술사가 대회 위주로 준비를 하지, 기본기를 못 쌓는다. 그래서 난 바(bar)에서 일하는 것을 권한다. 사람들 대하고 마술의 기본을 다질 수 있기 떄문”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나처럼 하지 마라’이다. 누군가를 따라가면 결국 2인자밖에 될 수 없는 것이다. 자신 만의 방법을 만들지 않으면 뛰어넘을 수 없다. 경쟁 안 되는 경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은결은 또 “앞서 마술사가 했던 형식을 부수어야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라며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다른 분이 나와야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다양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마술의 마른 묘미, 가치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야 마술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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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마술사가 화려해 보여도 연습도 많이 해야 하고 보이지 않게 힘든 부분도 많다. 포기할 부분도 많고. 단지 ‘좋아서’라면 몰라도 유명세를 바라거나 한다면 마술사라는 직업을 버틸 수 없을 것이다”라고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또, 마술을 아직까지 남자 마술사만 각광 받고, 여자 마술사는 ‘미녀’라는 수식을 받을 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마술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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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근 여자 래퍼가 각광을 받는 거처럼 여성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마술사로서 실력을 내보일 수 있는 날이 곧 도래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