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영국에서 개봉한 ‘부산행’(감독 연상호)에 현지 언론은 또 한번 호평을 보냈다. 지난 5월 프랑스 칸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서 처음 공개돼 “이 부문에 올랐던 역대 모든 영화 중 최고”라는 주최측의 극찬을 얻은 이래 ‘부산행’을 향한 해외 평단의 찬사는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다.
수치가 인기를 반영한다. 배급사 뉴에 따르면 ‘부산행’은 지난 8월 이래 싱가포르, 태국, 미얀마, 라오스, 홍콩 등 동남아 국가들뿐 아니라 프랑스와 뉴질랜드 등 서양어권 국가들에서도 역대 현지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웠다. 영화산업으로 눈높은 홍콩에서는 그간 개봉한 모든 아시아권 영화 중 매출액 1위를 달성했다.
지난달 말 기준 ‘부산행’이 해외서 거둬들인 누적 매출액은 약 4500만 달러. 이달 초 노르웨이, 아르헨티나, 칠레 등을 시작으로 내달 여름 일본에 이르기까지 현지 개봉이 줄줄이 이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 매출 면에서 사실상 역대 한국 영화 1등으로 기록될 여지가 커졌다.
신파와 휴머니즘 요소가 녹아든 ‘한국형 좀비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은 점도 특징이다. 텔레그라프지는 지난달 28일 리뷰에서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은 놀라울 정도의 인간성(humanity)”이라며 “통상 기준에서 지나치게 센티멘털하다고 느껴져야 했을 마지막 장면조차 영화 흐름상 더없이 행복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고 적었다. 미국 대표 영화전문지인 버라이어티 역시 “어마어마하게 빠른 영화 속 액션의 속도에서 올 수 있는 피로감을 적절한 수준의 감성적 표현이 중화시켜준다”고 평했다.
한국 관객들 사이에서 흔히 식상하다고 여겨지는 신파의 요소가 외려 해외 평단에서 높은 점수를 샀다는 부분에 국내 영화계 관계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영화사이트 중 일부인 ‘로튼토마토’와 ‘IMDB’에서 ‘부산행’은 모두 10점 만점에 7.5 수준의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해외에서의 릴레이 호평을 기반으로 ‘부산행’은 미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리메이크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EW 관계자는 “해외에서 제안이 온 게 사실이고 긍정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구체적인 결정은 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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