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배우라는 꿈을 꾼 친구들이 많을 텐데. 제게 기회가 일찍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 있게 임하고 있어요.”
뮤지컬 배우 홍서영은 ‘신데렐라’로 불릴 정도로 하루아침에 대극장 무대에 섰다. ‘도리안 그레이’로 첫 무대에 올라 준수, 박은태, 최재웅과 호흡을 맞췄으며 이지나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등 내로라 하는 창작진과 만났다. 때문에 ‘홍서영이 도대체 누구길래?’라는 생각은 당연지사. 그가 무대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길래,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시빌 베인 역을 따냈을지 많은 이가 궁금해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첫 무대에 오른 홍서영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 정도로 탁월했다. 폭발적인 가창력 뿐 아니라 사랑에 빠진 여성의 감정, 도리안을 만나고 연기력을 잃고 발연기를 하는 장면이나, 2부에서는 샬롯으로 분해 복수심과 두려움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덕분에 홍서영이라는 배우 뿐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홍서영 역시 궁금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만난 홍서영은 그야말로 ‘비글미’였다. 활달하고 명랑했다. 구김살 없이 사랑받고 자란 엄마아빠의 딸이었고, 오빠를 둔 여동생 이었다. 첫 무대를 박수쳐주고,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친구를 둔 ‘진국’이었고, 연극 뮤지컬 무대를 보고 선배 배우들을 동경하는 꿈 많은 신예였다. 하루아침에 꿈을 이룬 신데렐라가 아닌 이미 실력을 갈고 닦은 준비된 배우라는 것이다. 이하 홍서영의 일문일답.
Q.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무대에 섰는데 주위 반응은 어땠나. 혹여 같은 꿈을 꾼다면 질투할 만도 할텐데.
“없었어요(웃음). 오히려 같이 눈물을 흘려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정말 더 감사했어요.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더 감사하더라고요,”
Q. 친구들이 무대에 선다고 하니까 도와주기도 했나.
“제가 연극영화과거든요. 이지나 연출님이 연기를 더 보강했으면 한다고 말씀해주셔서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집으로 초대해서 연기 연습을 했죠, 각 부문의 강점을 가진 친구들의 조언을 들으니 훨씬 더 역할에 다가가기 좋았어요, 친구들은 작품 보고 뿌듯한 미소를 짓더라고요.(웃음)”
Q. 부모님 반응도 궁금하다. 예전에도 공연을 보시긴 하셨나.
“합격 통지 받았을 때 어머니는 우시고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으시더라고요. 아버지가 ‘딸바보’로 불리실 만큼 저와 연락도 자주하시거든요. 아버지는 한 시간만 연락이 안 되도 걱정을 하셨는데 공연을 보고 마음이 놓으신 것 같아요(웃음). 오빠는 ‘더 데빌’을 보고 처음으로 ‘멋있다’라고 하더라고요. 다른 남매처럼 토닥거리는 사인데, 낯간지러우면서도 기분은 좋더라고요(웃음).”
Q. 감수성이 풍부한 것 같은데 평소 성격은 어떤가.
“처음 만나면 낯을 가리기도 하는데 ‘도리안 그레이’에서 만난 분들은 정말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다 친해졌어요. 평소에는 발랄한 거 같아요. 식구들이 다 감수성이 풍부한 거 같아요.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볼 때 많이 울어요(웃음).”
Q. 원래 공연을 즐겨보는 편인가.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과제하면서 연극 뮤지컬을 틈틈이 봤어요. ‘위키드’를 봤는데 여자 두 배역 에너지가 마음에 닿았어요. 어떤 역할이든 좋을 거 같아요. ‘서편제’는 ‘원망’ ‘심청가’가 있는데, 먼저 영상을 통해 봤다가, 본 공연을 보고 차원이 다른 감동을 받았죠.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어요. 창이 그렇게 매력 있는 줄 상상도 못했는데 뮤지컬과 그런 묘미가 살 줄이야! 다른 생각은 하나도 안 들더라고요.”
Q. 좋아하는 배우가 있나.
“김선영, 차지연, 정선아, 전미도 선배님들을 정말 좋아해요. 김선영은 대화하듯이 노래하는데
또 고음일 때는 소름이! 차지연은 호흡이 하나하나가 노래가 되는 힘! 정선아 노래는 지하철 오가면서 매일 봤어요. 전미도는 매 무대 색이 다르잖아요.“
Q. 앞으로 임하고 싶은 작품도 있나.
“능력이 된다면 가리지 않고 다 잘 할 자신이 있어요. 어떤 작품을 하겠다는 것은 없지만 다양한 작품에 오르고 싶어요. ‘도리안 그레이’에서 서로 다른 2역을 하면서 매력 많이 느꼈거든요. 이번 작품 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드는데 그만큼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던지 진
Q. 신인인 자세에서, 10년 뒤 홍서영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10년 뒤 저면 말을 높여야 하나요?(웃음). 끝까지 지금처럼 순수하게 작품 임했으면 좋겠고 노래를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끝까지 변치 않았으면 해요!”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