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인 KPI 출판그룹. 그러나 출판업계에서의 경력은 그리 짧지 않다. 지난 1970년부터 매달 국내 물가변동 상황을 조사, 분석, 정리해 발행하는 국내 첫 물가 전문지인 ‘종합물가정보’를 창간한 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Korea Price Informaton)의 출판사업을 담당해왔기 때문.
이 회사의 시작은 국내 물가조사 분야였지만, 최근에는 ‘전공’과는 다른 출판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지며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미 2005년 기존 정기간행물을 중심으로 단행본 출판을 시작했고, 비즈니스, 인문, 교양, 라이프스타일 등 여러 분야의 단행본을 꾸준히 선보이며 현재까지 약 800여종의 책을 출간해왔다.
그룹 소속 도서브랜드는 ▲비즈니스맵 ▲라이프맵 ▲지식갤러리 ▲책 읽는 수요일 ▲생각연구소 ▲스타일북스 등 총 11개에 달한다. 이는 1개의 브랜드로 획일화되기보다, 창의적인 출판물들을 분야별로 다양화하겠다는 KPI 출판그룹 운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자체 온라인 서점인 ‘데이바이북’ 론칭
가장 최근인 지난달 16일부터는 자체 온라인서점인 ‘데이바이북’을 오픈하기도 했다. 국내 온라인 도서 시장은 대형온라인서점인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인터넷교보문고 등이 장악하고 있지만, KPI 출판그룹은 자체 브랜드 도서를 좀더 구체적으로 독자들에게 알리겠다는 목표로 이 영역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책을 출간할 때 편집자들은 흔히들 출산에 비유하곤 합니다. 이렇게 따지면 이 세상의 모든 책들에겐 부모가 있는 셈이지요. 자식을 소개할때 부모만큼 잘 알고 할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마찬가집니다. 저희의 목적은 단순합니다. 독자들에게 내 자식과 같은 책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데이바이북은 단순히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또 하나의 유통 경로를 마련했다는 의의도 있지만, 그보다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정보로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를 개설했다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만들어진 ‘큐레이션(curation)’이나 ‘문화채널’, ‘책속의 한줄’ 등의 코너는 KPI 출판그룹의 산통 끝에 세상을 만난 책들에 대한 소개부터 최근의 도서 트랜드를 짚어줄 수 있는 코너 등이 책과 독자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익없어도 출판사업 확장해나가겠다”
이 회사는 아직 단행본 사업으로 단 한번도 이익을 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영역에까지 투자를 확장한 이유는 단 하나다.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라는 노 대표의 신념 때문이다. 일반사업은 ‘이익창출’이라는 목적이 있지만, 출판사업은 이와 같은 목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노 대표는 “단행본 출판은 한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거쳐 시대를 대변하고 관통하는 창구이자 국가의 지식수준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평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는 못했지만, 독자들을 위한 투자를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출판업계는 일반 업권에 비해 성장동력이 약하다. 게다가 2014년 11월 전면 도입된 도서정가제는 전자기계에 밀린 책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 예전에는 국내 거의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창고에 쌓인 재고를 줄이기 위해 할인행사를 이용했는데, 지금은 재고관리비용을 감안해 새 책도 폐기를 할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자원낭비다.
“도서정가제가 출판업계에 여러 가지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여전히 남아있다”며 운을 뗀 노 대표는 “그래도 지금 바라는 정책이 있다면 온라인서점들이 중고서점을 난립하고 있어, 이 여파가 출판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출판시장에 이처럼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KPI 출판그룹은 꿋꿋하게 또 다른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온라인 서점으로 론칭한 데이바이북의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책은 생각보다 생명주기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독자들은 늘 새로운 콘텐츠를 찾기 때문이죠. 독자들이 찾는 책들을 꾸준히 발간하는 동
시에 더 노력해
[He is...]
1998년(사)한국물가정보 입사
2010년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졸업
2012년(사)한국물가정보 상무
2015년(사)한국물가정보 대표이사 취임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