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잭 더 리퍼’는 휘몰아치는 전개로 한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게 만들며, 극이 진행될수록 애틋하고, 절절한 마음이 녹아드는 작품이다.
2009년 ‘살인마 잭’으로 국내 관객들을 찾은 후, ‘잭 더 리퍼’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이 작품은, 베일에 싸여있고 궁금증투성일 수밖에 없는 인물 ‘잭’과 그 주변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살려 극의 활기(活氣)를 살렸고, 살기(殺氣)를 더했다.
이같이 베일에 싸인 인물을 ‘잭 더 리퍼’는 그야말로 숨 막히게 이끌어냈다. 동시에 앤더슨의 사건일지를 펼쳐보듯, 시대와 장소가 소개되는가 하면, 인물들의 전사(前事)를 다뤄 낭만에 젖어있던 런던을 회상하는 등 마냥 복잡하고 미궁 속에 빠질 수 있는 살인사건을 풀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또 화이트채플 거리, 런던의 클럽, 게임룸, 글로리아 집, 지하 연구실, 취조실 등의 수많은 장소는 쉴 새 없이 전환되는 화려한 무대와 조명으로 극의 상상을 더했다.
특히 페어별로 달라지는 인물들의 분위기는 ‘잭 더 리퍼’를 즐기는 이유가 된다. 류정한, 엄기준, 카이 뿐 아니라 살인마 잭 역할인 이창희와 테이 역시 너무나 다른 분위기로, 또 다른 극을 만들어낸다. 카이가 로맨틱하고 부드럽다면, 류정한은 침착하지만, 알 수 없는 미묘함이 느껴지는 다니엘이다. 이창희가 살기등등하고 비열한 잭이라면, 테이는 젠틀하지만 잔혹한 잭 느낌이다. 글로리아 김예원은 절절한 감정으로 극의 애절함을 더해, 호흡에 대한 아쉬움을 상쇄시켰다.
안타까운 사랑에서 기인한 잔혹한 살인사건답게, ‘잭 더 리퍼’는 인물들의 감정을 내세워 낭만적으로 표현했다. 다니엘의 로맨틱한 대사부터, 폴리와 앤더슨의 만
뿐만 아니라 귀를 울리는 오케스트라의 풍부함은 ‘잭 더 리퍼’에 집중을 더한다.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다시 무대에 오른 작품이지만, 더욱 쫀쫀해진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0월9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