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아르까지나 역할은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한국에서 태생적으로 아르까지나를 잘할 수 있는 배우는 이혜영 뿐이다”-국립극단 김윤철 예술감독
배우 이혜영이 4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갈매기’를 통해 유명한 배우 아르까지나로 관객들을 만났고, 또 교감했다.
이혜영은 다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지만, 이혜영은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연극배우였다. 그는 1981년 ‘사운드 오브 뮤직’ ‘에비타’, 1983년 ‘판타스틱스’ ‘님의 침묵’. 1986년에 ‘로미오20’, 1990년에 ‘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 1994년 ‘집’, 1995년 ‘문제적 인간 연산’, 1999년 ‘햄릿 1999’, 지난 2012년에는 ‘헤다 가블러’로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카바레’(1984)에도 오른 바 있다.
연극 무대에 올라 상을 휩쓴 인물이기도 한 배우가 바로 이혜영. 그는 1987년에는 ‘로미오20’으로 제 11회 서울연극제 여자신인상을, 1988년에는 ‘사의찬미’로 제25회 동아연극상 여자 신인상, 1995년에는 ‘집’으로 제31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신인상, ‘문제적인간 연산’으로 제 32회 동아연극상 여자 연기상, 2012년에는 ‘헤다 가블러’로 제 5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여자연기상, 제 49회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 등을 거머쥐면서 연기력을 입증받았다.
‘갈매기’는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원작으로 하며 지난 2014년 ‘리차드 2세’를 도전적이고 탁월하게 재해석한 루마니아 연출 펠릭스 알렉사와 2012년 ‘헤다 가블러’의 주인공으로 각종 연기상을 휩쓴 배우 이혜영의 만남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끈 작품.
극 중 이혜영은 연인이자 유명한 소설가 뜨리고린과 저택을 방문해 아들 뜨레쁠례프가 연출한 작품을 보면서, 그의 새로운 형식에 반감을 가지고 비아냥거린다. 최고의 배우인 자신이 아닌 니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면 견디지 못하지만, 인간적이기도, 나약한 존재임을 드러내기도 한 인물이다.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은 “한국에서 태생적으로 아르까지나를 잘할 수 있는 배우는 이혜영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혜영은 작품 출연을 고사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난 연극에도 많이 출연했고, 꽤 많은 상도 받았지만 연극배우로서 봐주는 분이 별로 없더라. 연출이 ‘갈매기를 해야 연극배우로서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서 어느새 부턴가 ‘갈매기’ 출연이 숙제처럼 돼 버렸다”라면서 “과거 니나 역할을 했는데 그 역할만 보였다. 이입이 돼서 펑펑 울었었고 그 매력에 빠져있었는데 이번에는 아르까지나만 보이더라. 때가 된 것 같았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들었다.
↑ 사진= 국립극단 |
유명 작가이자, 애인 이명행과의 호흡 뿐 아니라, 아들인 김기수와도 드러나지 않는 긴장감으로 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을 실었다. 덕분에 첫 무대에 오르는 김기수나 신예 강주희도 탄력을 받았고, 이는 쉽지 않을 수 있는 ‘갈매기’의 무게를 경감(輕減)했다.
공연에 앞서 ‘국립극단’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혜영은 “우리가 익히 봐오고 해왔던 익숙한 것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다. 배우가 로봇이 아닌 이상 공연은 매일 조금씩 변하지만 펠릭스가 준 호흡을 공연 끝날 때까지 놓치지 않고 배우 모두가 그것을 지켜내는 게 숙제다. 각자의 호흡 리듬을 가지고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번 ‘갈매기’에 대해 “우리가 만들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다르다”라고, 다른 ‘갈매기’와 다른 이유를 전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더 게임’ 등을 통해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김진선 기자 amabile1441@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