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된 뮤지컬 ‘사비타’, 온고지신을 꾀하다(종합)

[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이하 ‘사비타’)가 올해 21살이 됐다. 이 작품은 1995년 첫 공연 돼 남경읍, 남경주, 최정원 등의 배우를 거치면서 창작뮤지컬의 힘을 더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변색되고 의미 또한 바뀔 수 있지만, ‘사비타’는 본연의 힘을 오롯이 지키면서,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관객들의 곁은 지킨 것이다. 20년이 지나 21번 째 공연을 잇는 ‘사비타’의 의미는 여느 공연의 재공연보다 더 의미가 있었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프레스콜이 26일 서울 종로구 동양예술극장에서 열렸다. 하이라이트 시연 후 질의응답 시간이 열려 김명환 연출, 허수현 음악감독, 안무감독 최인숙과 출연배우 안재모, 김견우, 박유덕, 이경진, 홍민아, 전병욱 등이 자리했다.

↑ 사진=옥영화 기자

이날 김명환 연출은 “20년 동안 작품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봤는데, 오리지널이라는 느낌을 다시 살리고 싶어서, 초연 때 가사를 많이 무대로 올렸다. 하지만 그대로 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감성은 2016년에 맞췄다”라고 이번 작품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사비타’는 배우들이 사랑하는 작품이더라. 20년 동안의 대본을 모두 다 보고 내린 결정은 드라마였다. 작품이 세월을 거치면서 생긴 애드리브나 코믹한 부분은 없애고, 건조한 상태로 배우들에게 대본을 줬다. 연습이 안정이 되면 작품 2주 전 정도부터 다시 넣을 곳을 넣자고 했다. 초연에 임하는 마음으로 다잡았다”라면서 “극의 리듬을 살리기 위해 처지는 곡보다 템포를 더했다”고 덧붙였다.

21년이나 꾸준히 사랑받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닐 터. 하지만 ‘사비타’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드라마와 배우들의 호연을 더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이을 수 있는 창작뮤지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유덕은 “고등학교 당시 남경주에게 ‘사비타’ 연주를 배웠다. 20년이 지났는데 내가 느끼는 부분은 그 시대에 맞게 살아가는 것 같다. 시대는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더라. 대학교 워크숍 때도 이 공연을 했는데 ‘조금 더 사랑해보자 였다’라는 것이였고, 지금도 마찬 가지”라고 작품에 대해 말했다.

김견우는 ‘사비타’에 대해 “드라마가 가진 힘이 세다고 생각했다. 뻔할 수도 있는데, 따뜻한 가족, 즉 드라마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21년이 되어도 사랑받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은경균은 “저와 6살 차이밖에 안 나는 공연이다. 대학교 때 봤던 작품인데, 그때는 동현이 인척 많이 했는데, 이제는 알 것 같은 대사들도 있다. 작품 내용에 대해 고민하는데, 역시 ‘사랑’인 것 같다”라고 ‘사비타’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점에 대한 의견을 털어놨다.

배우들의 말처럼, ‘사비타’는 탄탄한 드라마와 변하지 않는 감성을 주임으로 21년 째 관객을 만나고 있다. 초연 본연의 힘에 현시대 감성을 더해 촌스럽지 않다. 이는 곧 앞으로 20년을 더 이을 ‘사비타’의 공연 역시 기대해 볼만한 이유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