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영화 속에서 인공지능은 꾸준히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역할로 그려져 왔다. 지난 9일 인공지능 알파고가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대국 1국에서 승리한 것은 SF 영화 속에서만 봤던 장면이 떠오르게 한다.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대표적인 영화로는 1999년 개봉한 ‘매트릭스(The Matrix)’가 있다. 2199년이라는 미래를 바탕으로 인공 두뇌를 가진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내용이다. 인간들은 태어나자마자 그들이 만들어낸 인공 자궁 안에 갇혀 인공지능의 생명 연장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된다. 인간들은 매트릭스에 따라 1999년의 가상현실을 현실로 알고 살아간다. 가상현실의 꿈에서 깨어난 인간들이 인공지능의 지배를 벗어나 매트릭스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그렸다.
‘터미네이터(Terminator)’ 시리즈에서도 인공지능은 ‘악역’을 맡았다. 인간이 인공지능 전략방어 네트워크로 개발한 ‘스카이넷’이 자아를 획득하고 핵전쟁을 일으켜 인류를 전멸의 위기로 몰고 간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기계의 노예로 전락한다. 주인공 존 코너(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이에 맞서는 저항군을 조직해 인공지능과 대결을 펼친다.
영화 속에서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하는 악역으로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1999년 탄생한 ‘스타 워즈 시리즈’의 로봇 ‘R2D2’와 ‘C-3PO’는 인간들과 교감하는 따뜻한 인공지능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C-3PO’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저장은 물론 600만 종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주인공들이 다른 종족과 거래를 할 때 통역사의 역할을 해낸다. ‘R2D2’는 우주선 제어부터 해킹, 군사기밀 문서 보관 등 충실한 조력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처럼 화 속 인공지능은 인간을 지배하는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인공지능 관련 전문가들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을 계기로 인간과 인공지능이 “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로 이분법적 구도보다는 공존을 모색하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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