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공연은 비싸다. 좋은 연극 한 편 볼라치면 기본 3~5만원은 훌쩍 깨지고, 뮤지컬 티켓의 경우 10만 원대 선을 넘나든다. 만약 보고자 하는 작품이 누구나 알만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 제법 배우들의 얼굴이 보이는 VIP 앞좌석에 앉고자 하면 1인당 티켓 가격은 14만 원선에 달한다. 만약 가족끼리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뮤지컬을 선택했다고 가정할 경우 4인 가족 기준으로 무려 56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아무리 저렴한 공연이라고 하더라도, 영화 티켓 중 비싼 축에 속한다는 4DX3D의 티켓 가격(1인당 18000원, 성인기준) 보다 높은 수준이다.
가격만 놓고 본다면 영화에 비해 월등히 ‘비싼’ 공연 티켓의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고, 이는 극장으로 향하려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관객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공연 티켓 할인’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재고를 줄이고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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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의 연중 최고 성수기인 연말이 지나고, 비성수기인 1월을 맞이해 2016년 병신년 새해맞이 티켓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도 많다. ‘병맛’ 웃음코드를 추구하는 뮤지컬 ‘난쟁이들’의 경우 이름에 ‘병’자가 들어간 사람에게는 50%, ‘신’자가 들어가는 사람에게는 40%까지 할인해 주며, 대형뮤지컬 극인 ‘레미제라블’ ‘시카고’ 또한 신년맞이로 20%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넥스트 투 노멀’ 등의 경우 최대 40%까지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적제는 15% 할인에서부터 많게는 50%까지, 과거 ‘사람이면 할인’이라는 할인이 진행됐을 정도로 국내 공연의 할인제도는 비싼 티켓만큼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문화 지원 정책으로 ‘공연 1+1’ 사업이 진행되면서, 할인혜택의 폭이 더욱 넓어진 상황이다. 과거 한 연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가를 주고 보는 관객의 비율은 10~20%대에 불과하다.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 중 상당수가 공연 제작사에서 준비한 할인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회전문을 돌면서 여러 번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마저 재관람 할인을 받는 만큼 티켓 정가 구매의 사례는 더욱 줄어든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고가의 인기 뮤지컬 보다 작품이나 캐스팅의 인지도가 약하고, 마케팅 비용이 적은 영세 제작사의 작품일 경우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티켓 할인 이벤트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공연계, 그렇다면 처음부터 비싼 티켓 대신 합리적인 가격으로 낮출 수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제작사들은 “티켓 가격이라는 것이 쉽게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작품을 만든 만큼 수익창출이라는 목적이 분명하게 있다. 모든 제작비와 인건비를 감안하고, 수익과 적자를 계산한 끝에 잡아 놓은 것이 티켓 가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만약 티켓의 가격이 할인된 금액으로 내려간다 하더라도, 그 가격에서 또 다시 할인을 원하는 목소리는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들 또한 있었다.
작품을 올리는 입장에서 최상의 목표는 원래의 티켓 가격으로 잔여 관객석을 남겨두지 않는 것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 최대한 재고를 줄임으로써 수익을 높이는 것이다. 무엇보다 티켓 할인 마케팅의 경우 단순히 티켓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독특한 이벤트로 주위를 환기시키면서 관객이 더욱 몰리는 만큼 입소문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비싼 공연들의 티켓 할인판매, 그 뒤에는 치열한 마케팅이 숨어 있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