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 2015년 12월6일 뮤지컬 ‘인 더 하이츠’이 대전공연에서 한 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의 첸이 나오는 회차와 다음날인 7일 뮤지컬 배우 서경수가 나오는 회차의 좌석 등급이 달랐던 것이다. 전날까지 R석(10만 원)으로 책정된 1층 E, F, G열 좌석의 등급은 첸이 나오는 6일 공연만큼은 VIP석(13만 원)으로 둔갑해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할인혜택 차별 또한 존재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할인이벤트의 유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초·중·고등학생, 국가유공자 및 장애인 등의 할인을 6일 만큼은 막아놓은 것이었다. 팬들의 항의 끝에 이유모를 좌석의 승급은 원래대로 정정됐지만, 할인만큼은 끝끝내 적용되지 않은 채 마무리를 지었다.
# 공연 마니아로 불릴 정도로 뮤지컬과 연극 관람을 즐겨 보는 A씨는 전부터 기다리고 뮤지컬을 보기 위해 조기예매 할인을 받고 티켓을 구매했다. 기대했던 작품을 보고 기분이 좋았던 것도 잠시, 얼마 뒤 공연사이트에 들어갔던 A씨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자신이 얼마 전 관람한 뮤지컬이 개막 후 자신이 구매했던 가격보다 더 큰 할인율이 들어간 것이었다. 좋은 공연을 본 것으로 위안을 삼았지만, 뒤늦게 들어간 할인율에 어쩐지 자신이 상술에 휘말린 어수룩한 손님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억울한 마음을 쉬 가라앉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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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증가 및 마케팅 효과를 이끌어 내는 공연 티켓 할인제도이지만, 모든 것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논란이 됐던 ‘인 더 하이츠’의 대전 공연 뿐 출연 배우별로 상이한 할인율을 제공하는 일은 공공연하게 존재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김준수이다. 티켓파워가 높은 배우들의 경우 할인이벤트 없이도 좌석 매진을 기록하는 만큼 티켓 할인이 진행되는 사례가 적기 때문이다. 티켓 오픈과 함께 좌석을 매진시킬 정도로 높은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의 경우 그가 출연한 회차의 티켓 할인이 이뤄진 것은 극히 드물다. 이런 까닭에 동일한 작품임에도 할인율로 인해 티켓의 가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제 값을 주고 티켓을 구매한 이들의 입장에서는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티켓 할인 이벤트는 관객들에게 쉽게 접근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한 두 번의 이벤트성 할인 이벤트는 분위기를 환기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지만 반복될수록 티켓 가격 구조를 흐리고, 이는 장기적으로 내다 봤을 때 공연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계속되는 할인 이벤트는 도리어 정가를 주고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큰 손해를 본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할인만 찾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앞선 사례처럼 사전 예매 이후 더 저렴한 가격의 티켓이 나온다면 더 이상 관객들은 미리 티켓을 예매할 필요가 없다.
이 같은 공연의 할인에 대해 한 뮤지컬 컴퍼니 관계자는 “할인은 주로 시작할 때 프리뷰 기간 동안 많이 이뤄지지만, 중간에 티켓이 안 팔리거나 제작사의 상황이 나빠져서 할인을 푸는 경우도 있다. 제값을 주고 티켓을 산 관객들에게 그에 맞는 대우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고 말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기공연일 경우 그나마 괜찮지만 장기공연으로 이어지게 되면 사람들의 관심을 계속해서 끌어야 하기 때문에 할인이벤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비슷한 규모의 작품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할인이나 이벤트를 하지 않으면 그대로 관객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토로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