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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6일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14일 출고를 앞두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소와다리출판 펴냄)는 예약판매만으로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예판에 들어간 뒤 보름도 되지 않아 1만부 이상 예약됐다”고 말했다. 알라딘에 이어 예약판매에 돌입한 예스24와 인터넷교보문고의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윤동주의 이 시집은 이날 종합 베스트셀러 2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갔다.
소와다리출판이 윤동주 시집을 내기 전부터 ‘윤동주 현상’은 이미 예견돼 왔다. 작년 12월 중순 한국교과서주식회사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초판본을 발행한 이후 한국현대문학의 초기 시인들의 초판본을 그대로 읽고 소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한국교과서주식회사가 찍어낸 시집의 1쇄 2000부는 곧 완판을 앞두고 있다.
전갑주 한국교과서주식회사 대표는 “하루 평균 100~150권쯤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현재 인쇄한 물량을 거의 다 소진한 상태”라며 “컬러 복제본을 그대로 보다는 이유로 초판 복각본을 찾는 이들이 많아 2쇄를 찍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십년이 지난 근대시인의 시집 초판본에 관심이 쏠리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소와다리출판이 작년 11월 내놓은 김소월(1902~1934)의 ‘진달래꽃’ 초판본도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다.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470호인 ‘진달래꽃’을 1925년에 나온 판본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진달래꽃’의 판매량은 두달간 1만부를 넘겼다. 특히 최근 김소월 시집 실제 초판본이 한국문학작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1억3500만원에 낙찰되면서 인기를 더했다.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 시인의 서거 3주기 판본과 10주기 판본으로 구분된다. 3주기 판본을 초판본으로, 10주기 판본을 증보판으로 분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3주기 판본에는 담기지 않은 윤동주 시가 대거 10주기 판본에 들어가 있고, 표지도 서로 달라 각각을 초판본 시집으로 보기도 한다. 또 윤동주 시인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준익 감독·강하늘 주연의 영화 ‘동주’의 2월 개봉과도 맞물려 ‘윤동주 현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읽는 문학’으로서의 시집이라기보다는 ‘보고 소유하는 문학’으로서의 시집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은품 등 마케팅의 결과라는 비난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시의 원형이자 근대시의 출발과도 같은 윤동주 시집에 대한 관심은 그 자체로 저평가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유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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