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비인기 공연예술 장르 중 하나인 국악 무대가 뮤지컬과 만나며 색다른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는가 하면, 게임 속 세계관이 무대 위에 펼쳐지기도 한다. 무용과 국악, 클래식과 게임 등 다양한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주고 있는 뮤지컬은 소재와 표현의 다양성을 자랑하며 무한한 변주를 선보이고 있다.
지스타2015 행사가 한창이었던 지난 11월13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 인기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에서 중심인물인 진서연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다루는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이 무대 위로 오른 것이다. ‘블레이드 앤 소울’에서 진서연은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주인공을 위협하는 악녀이지만, 애절한 사연과 안타까운 죽음으로 수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이기도 하다.
지스타를 위한 일회성 행사로 시작된 ‘묵화마녀 진서연’은 공연 전부터 국내 최초 게임의 지적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뮤지컬로 알려지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작품 중 하나이다. 뮤지컬배우 리사가 진서연으로 분하고, 남경주가 예술감독으로 나서면서 더 관심을 받았던 ‘묵화마녀 진서연’은 1회성 공연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물론 다른 뮤지컬 작품과 비교했을 때 뮤지컬 넘버가 빈약하고 전체적으로 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았지만, 6개월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쳐 완성된 화려한 군무와 배우들의 열연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며, 새로운 OSMU(원소스멀티유즈)의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 사진=블레이드 앤 소울 홈페이지 |
뮤지컬과 콜라보레이션을 이룬 작품은 비단 ‘묵화마녀 진서연’ 뿐이 아니다. 그동안 비인기 공연 장르로 꼽히는 국악이 뮤지컬을 만나면서 색다른 변신을 꾀한 것이다. 앞서 뮤지컬 ‘운현궁로맨스’로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국악뮤지컬집단 타루는 지난 4일 새로운 국악뮤지컬 ‘마술피리’를 선보였다.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한국적 색채를 입혀 국악뮤지컬로 창작한 작품이다.
‘마술피리’는 60여 명 이상이 출연하는 오페라를 단 6명의 소리꾼이 배우로 출연해 판소리의 특징 중 하나인 다양한 역할 변화를 하며 극을 이끌어간다. 판소리를 기본으로 피아노와 국악기가 어우러진 넘버를 감상할 수 있으며, 원작과 비교해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판소리와 국악 연주를 더해 관객들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국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힌 타루는 “판소리를 처음 접하더라도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라며 ‘마술피리’를 선보인 취지를 설명했다.
오페라의 아리아를 넘버로 활용한 뮤지컬도 있다. 오페레타 뮤지컬 ‘판타지아’가 그 주인공이다. 모차르트, 푸치니, 베르디, 말러, 브람스 등의 유수 오페라의 아리아와 클래식 음악을 뮤지컬과 결합시킨 ‘판타지아’는 30여명의 배우와 20인조 오케스트라가 출연하며 클래식 음악을 쉽게 풀어낸 작품이다.
가족뮤지컬이기도 한 ‘판타지아’는 인기 캐릭터 위주의 영유아 시장을 벗어나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목적으로 약 2년간, 총 12억 원을 투자해 제작됐다. 커튼콜에서 선보이는 넘버를 제외하고는 모든 넘버들은 오페라의 아리아로 이뤄졌다. 오페레타 뮤지컬인 만큼 뮤지컬 배우 뿐 아니라 활발히 활동 중인 오페라 가수들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쉽고 단순한 스토리 속에서 20인조 오케스트라가 라이브로 들려주는 클래식의 선율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창고역할을 해 준다.
이에 대해 ‘판타지아’의 제작사 HJ컬쳐 관계자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극의 진행을 따라가면서 모차르트, 푸치니, 베르디, 말러, 브람스 등 클래식 거성들의 익숙한 음악을 수준 높은 연주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