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더 이상 연극과 뮤지컬은 젊은 관객들만을 위한 문화가 아니다. 최근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 중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관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티켓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전체 예매자 중 중장년 공연 예매자의 수가 14%에 달했다면, 2014년 20.9%로 늘어났다. 지난 5년 사이 무려 5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준 셈이다. 여기에 젊은 자녀가 부모님이 볼 공연을 대신해서 예매한 사례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공연 문화를 즐기는 40대 이상 관객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0대 이상의 중장년 관객들이 공연 시장에 새롭게 유입됨에 따라 공연계의 풍경도 크지 않지만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중장년 관객들의 공감과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 꾸준하게 사랑을 받게 되면서 한동안 중장년 배우 부재를 겪었던 연극, 뮤지컬 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중장년 관객들을 위한 작품까지 등장하면서, 공연계 관객층의 연령대가 전에 비해 한층 높아지고 다양해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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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시대를 풍미했던 대중가요를 엮어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역시 중장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 중 하나이다. 지난 4월 공연됐던 ‘꽃순이를 아시나요’의 경우 주인공 순이와 춘호의 이야기 속 김희갑 작곡가의 ‘꽃순이를 아시나요’ 김추자의 ‘늦기 전에’ 신중현의 ‘빗속의 여인’ 남진 ‘님과 함께’ 등 시대를 관통했던 30여곡의 귀에 익숙한 음악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11월 공연된 ‘서울 1983’ 또한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포함해 ‘상록수’ ‘꽃마차’ ‘울릉도 트위스트’ ‘라밤바’ ‘아침이슬’ 등의 노래들을 작곡가 송시현에 의해 재탄생시키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중장년을 위해 만들어진 공연은 아니지만, 인문학 붐을 타고 중대형 극장들이 선보인 고전 연극들 또한 중장년 관객들이 공연장으로 오게 만드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앞서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 등에서는 기획 프로그램으로 고전 연극을 무대 위에 올렸는데, 실제 이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중장년 관객들이 적지 않았다.
중장년을 위한 공연시장의 빠른 성장 뒤에는 이들을 타깃으로 제작된 작품들의 잇따른 흥행이 있었다. 성공한 작품만큼 흥행에 실패한 작품 또한 많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성공사례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중장년 공연시장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봄날은 간다’와 ‘서울 1983’을 연출한 김덕남 연출가는 이 같은 시장에 대해 “경기민요 김영미씨와 ‘쇼’라는 주제로 민요와 중장년층이 살아온 삶을 섞어서 하는 콘서트를 많이 했다. 그 시간을 통해 여기(중장년)에 확실한 관객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봄날을 간다’를 통해 많은 호응을 받았고, 전국 공연을 다니면서 공연이 다 끝나고 관객들이 ‘다음 달에는 뭘 보지?’라는 말을 들었다. 중장년 공연 시장에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들을 위해 더 좋은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