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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치고문화연구실의 이우치 이사오 |
9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환수 문화재의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돌아온 문화재 총서’의 세 번째 단행본으로 ‘돌아온 와전 이우치 컬렉션’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우치 컬렉션’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달하는 한국 와전들이 총망라돼 있는데,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고구려 기와가 다수 포함돼 있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현재 국내로 돌아온 2374점의 와전 중 고구려 와전은 365점(15.4%)으로 그 비중이 높아 학술적 가치 또한 매우 크다.
1964년 이우치 이사오는 일제강점기 일본 최고의 한국 와전 수집가로 일컬어지던 이토 쇼베의 수집품을 일괄적으로 사들였다.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의 자택에 ‘이우치고문화연구실’을 세운 뒤 차남 이우치 기요시와 함께 한국 와전 연구와 출판에 매진했다. 그가 자신의 수집품 중 가장 뛰어난 기와와 전돌 2229점을 선정해 자비로 출판한 도록인 ‘조선와전도보’(전7권·1981년 완간)는 양국 와전 연구자들 간에 교류를 돈독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우치 이사오의 와전 사랑은 한국 와전이 모국으로 돌아오는 계기가 됐다. 1987년 ‘조선와전도보’에 수록된 주요 와전 중 절반인 1082점의 기와가 그에 의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다. 전적으로 혼자서 내린 결정이었다. 가족들에게는 나중에 결정한 내용을 설명하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한국 미술사학계 거목이었던 고 황수영 박사의 제안과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황 박사는 1965년 한일회담에서 한국 문화재 반환 분야의 전문 위원으로 참석하는 등 일본 소재 한국 유물의 현황 파악과 환수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한일 간의 친선을 도모하고 한국의 것은 한국에 돌려줘야 한다”던 이우치 이사오의 기증 의사를 전해들은 황 박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중돼 전시·연구에 제공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를 설득하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한국에 주요 와전 전체가 돌아온 건 2005년 유창종 변호사·금기숙 홍익대 교수 부부가 이우치 이사오의 차남에게 나머지 절반을 포함한 1296점을 인수한 뒤 유금와당박물관을 설립하면서다.
이번에 발간된 단행본은 ‘이우치 컬렉션’의 현황과 수집 경위와 와전의 귀환 여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국립중앙박물관과 유금와당박물관이 각각 소장한 ‘이우치 컬렉션’ 150점씩을 선정해 시대별 특성과 학술적 가치를 조명한 5편의 논고를 수록했다. 첫 번째 이우치 컬렉션 연구서로 평가된다.
안휘준 국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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