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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은퇴는 은퇴다. 발레는 이제 더이상 하지 않을거다. 이번 세번 공연은 저를 사랑해준 한국의 팬들께 감사하는 의미에서 오르는 무대다. 매진되었다고 하는데 너무 고맙고 더 특별한 것 같다”고 벅찬 모습으로 소감을 말했다.
“그동안 은퇴는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었는데, 국립발레단장을 맡으면서 그때 처음으로 은퇴를 생각했어요. 단장으로 할일이 많기 때문에 다행스럽기도해요. 행정도 하고, 단원들도 가르치다보니 밤에 잠을 못자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인생을 한번 사는데 이렇게 사는게 너무 감사합니다. 무덤에 가면 계속 잘 것 아닌가요.”
그는 “늙기전에 무대에서 물러나고 싶었다”면서 “당연히 더 무대에 설 수 있지만 그러기엔 작품에 대한 존경심이 너무 크고,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야한다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마지막 작품이 ‘오네긴’이라는건 그에게 더 특별하다. 20세기 최고의 드라마 발레로 일컬어지는 ‘오네긴’은 자유 분방하고 오만한 남자 오네긴과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엇갈린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작품. 2004년 강수진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내한해 강수진이 크게 오열하며 막을 내려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래, 11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이 작품을 1996년부터 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사랑에 빠졌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배우고 있는 작품이다. 그동안 하나씩 그만뒀는데,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오네긴 이상의 작품은 없다”고 말했다.
2004년의 눈물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는 “일요일 마지막 무대는 정말 특별할 것 같다. 오네긴의 타티아나 역할은 늘 마음을 완전히 빼앗아간다. 공연을 열고 닫는게 제 책임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울순 없지만 분명 특별한 감정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30년간 프로로 생활하며, 가장 기쁜 순간은 보잘 것 없는 일에서 왔다. 어제의 연습보다 오늘의 연습이 더 잘될때 기뻤다. 공연장에서의 작은 반응도 너무 고마웠다. 힘든건 부상을 당할 때였다. 움직일 수 없으니까. 그는“부상을 당한뒤 다시 돌아올때 훨씬 강해져 돌아오니 거기에 대해서도 감사한다. 제 이름을 ‘강감사’로 해야할 것 같다. 감사할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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