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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는 독일의 시대일 수 있었다.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까지 독일은 그야말로 ‘유럽의 세 번째 르네상스와 두 번째 과학혁명’이 일어난 나라였다. 토마스 만의 말처럼 전형적인 독일인의 내향성 덕분에 독일은 ‘현대 세계의 문’을 열었다. 독일 사상문화를 낱낱이 분석한 저자는 이 책에서 독일에 대한 세계의 고정관념이 잘못되었음을, 베일에 가려진 독일사가 실은 찬란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바로크 시대를 상징하는 바흐에서 현재까지 지난 250년 동안 독일 천재들의 활동, 또는 지식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이 책은 ‘독일 천재’들을 보면 가난한 변방에 불과하던 독일이 1933년 히틀러가 등장하기 전까지 3세기 동안 지적·문화적으로 다른 유럽 국가와 미국보다 더 창조적이고 뛰어난 나라로 변모했음을 알려준다. 그 어떤 나라보다도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낸 나라, 내면의 풍요를 이상으로 삼았던 교양국가, 교육받은 중간계층을 최초로 형성한 나라, 대학과 연구소의 나라가 바로 독일이었다.
하지만 히틀러의 등장 이후 어떻게 무너졌으며 어떻게 회복되었는가를 방대한 문헌을 동원해 이 책은 파헤친다. 또한 왓슨은 현대사상이 “시장경제와 자연도태를 제외하면 칸트, 헤겔, 마르크스, 니체, 막스 플랑크,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막스 베버, 그리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비센샤프트(학문을 뜻하는 동시에 과학을 뜻하는 독일어)’란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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