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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간서(看書). 눈으로 읽는 것이다. 세번째는 초서다. 책의 중요한 부분을 베껴가며 손으로 읽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가장 역점을 두어 강조했던 독서법이다. 이밖에 교정해가며 읽는 교서, 책에 대한 감상과 평을 남기는 평서,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제 생각을 펼쳐보이는 저서가 있다. 책을 보관한다는 뜻의 장서, 남에게 책을 빌리는 차서, 책에 햇볕을 쬐어 말리는 포서도 있다. 이처럼 아홉가지 책 읽기는 조선을 대표하는 독서광 이덕무가 말한 것이다.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펴낸 ‘책벌레와 메모광’은 책과 메모를 둘러싼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책에 미친 책벌레들과 기록에 홀린 메모광들이 주인공이다. 장서인을 찍는 한중일의 서로 다른 민족성에서 책벌레를 막기 위해 책장 사이에 끼워두었던 은행잎이나 운초 이야기를 읽다 보면 책을 사랑한 옛사람들의 그윽한 정취가 떠오른다.
메모의 왕 ‘다산’의 이야기도 솔깃하다. 제자와 자식들을 쉴새 없이 다그치고 야단치고 몰아세웠던 다산의 성정이 편지 글에서 오롯이 느껴진다. 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대 옌칭연구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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