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무대에 배경이 되는 영상은 이제 뮤지컬을 완성하는 요소 중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한 파트가 돼 버렸다. 영상 디자인은 풍성한 음악, 화려한 조명, 극의 모든 것을 담는 무대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볼거리 뿐 아니라 상상할 수 없는 지점까지 자극한다.
이러한 영상 디자인은 최근 들어 더 도드라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무대 벽면의 적은 공간에서 사물이 움직이는 정도만 구현했다면, 최근에는 무대 전체를 아우르거나, 무대 디자인으로는 나타낼 수 없는 영역까지 눈앞에 펼쳐내고 있다.
특히 최근 ‘신과 함께’ ‘빈센트 반고흐’ ‘데스노트’ 등은 작품의 큰 부분이 영상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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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과 함께’는 상상 속의 지옥을 멀티 프로젝션과 고해상도 LED세트 사용으로 색다른 무대 미학을 선보였다. 지옥에 있는 카페나 음식점 이름 등은 물론, 강림의 움직임에 변하는 영상디자인은 뮤지컬 무대에서 느낄 수 없는 신선함이었다. 뿐만 아니라, 달리는 지하철과 무시무시한 지옥 풍경, 그리고 전체를 아우르는 묘한 분위기도 모두 무대 디자인이 아닌 영상 디자인의 힘이었다.
‘빈센트 반고흐’는 새하얀 무대 전체가 캔버스가 된 듯 영상이 덮여져 또 다른 무대를 만들어냈다. 고흐의 집으로 가는 것 같은 생생함부터 그의 집, 작품 등은 큰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구현됐다. 특히 고흐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듯, 작품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영상은 작품에 대한 또 다른 환상을 더하게 만들었다.
‘데스노트’는 벽면에 있는 영상이 주를 이뤘다. 쿠리야마 연출임이 여실히 드러나는 단조로운 무대에 뉴스 방송이나 라이토(홍광호 분)가 쓰는 글씨가 영상디자인의 힘이었다.
이 같은 영상에 대해 ‘데스노트’의 측은 “대부분의 영상은 정보 전달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사건 전환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독특한 디자인으로 강조하기보다, 현실에 실제 있는 뉴스영상으로 장면으로 전환을 돕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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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씨제스 컬처 |
뮤지컬 속 영상디자인은 꽤 오래 전부터 무대 위에서 함께 했다. 단지 눈에 도드라지는 것이 최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한 뮤지컬 관계자에 따르면 라이선스 작품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한 최근 10년 사이, 방송이나 광고계에 종사했던 영상 디자이너가 뮤지컬 무대로 옮겨오긴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다른 시장 규모와 성격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요즘 뮤지컬 영상디자인을 하는 영상디자이너 역시 적을 수밖에 없다. 뮤지컬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신과 함께’를 맡은 정재진 영상디자이너, EMK 뮤지컬의 송승규 영상디자이너, 최근 ‘빈센트 반 고흐’와 ‘아리랑’을 작업한 고주원 영상디자이너, ‘셜록홈즈’의 박준 영상디자이너 등 손에 꼽았다.
송승규 영상디자이너는 “예전에는 영상이 지금처럼 비중이 크지 않았다. 2004년 첫 작품 할 때는 한 달 전에, 장면에 구름을 넣어주거나 바다를 만들어 주는 등이었다. 요즘에는 점점 영상이 뮤지컬을 차지하는 면이 커져서 다양한 시도도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