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벨 하스 콰르텟 |
야루슈코바는 야루섹이 소속된 ‘시캄파 콰르텟’ 연주회를 자주 찾으면서 현악4중주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음악 못지 않게 사랑도 깊어졌다. 1998년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을 따라 아내도 2002년 ‘파벨 하스 콰르텟’을 결성했다. 그런데 첼로 주자가 갑자기 하차했다. 남편이 구원 투수로 달려와 위기를 넘겼다. 부부의 음악 열정이 더해지면서 파벨 하스 콰르텟 연주력이 폭발했다. 창단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그라모폰상과 황금디아파종상, 미뎀 클래식 어워드, BBC 뮤직 어워드를 휩쓸었다. 다른 두 멤버인 제2바이올리니스트 마렉 츠비벨(32)과 비올리스트 파벨 니클(35)이 가세해 악기간 치밀한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30대 연주자 4명의 강렬하고 뜨거운 현악4중주를 국내 무대에서 들을 수 있다. 그들의 첫 내한 연주회가 12월 7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메일 인터뷰에 응한 파벨 하스 콰르텟은 빠른 성공 비결에 대해 “우리는 정직한 자세로 음악에 접근한다. 멤버 4명이 하루 6시간 이상 연습한다. 음악 열정이 강한 사람들이 만났으며 운이 조금 따랐을 뿐이다. (성공은) 그저 어쩌다 일어난 일”이라고 답했다.
2007년 내놓은 첫 음반 ‘야나체크/파벨 하스 현악4중주’가 그라모폰상 ‘베스트 실내악 음반’으로 선정되면서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2011년 그라모폰상 ‘올해의 음반’을 수상한 드보르자크 현악4중주 12번 ‘아메리카’와 13번 음반은 역대급 연주로 꼽힌다. 야네체크와 파벨 하스, 드보르자크 모두 자국 작곡가들이어서 정서를 제대로 살릴 수 있었다.
“드보르자크는 악보를 굉장히 정확하게 쓴 작곡가에요. 그래서 그가 악보에 남긴 것을 최대한 재현하려고 노력하죠. 구성이 쉽기 때문에 진부한 표현을 피하고 긴 프레이징에 집중하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주하려고 노력해요.”
콰르텟 이름은 1944년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 작곡가 파벨 하스를 따랐다.
“파벨 하스의 현악 4중주 2번에 완전히 매료됐어요. 굉장히 황홀한 음악인데도 작곡가를 잘 모르고 있었죠. 체코에서도 생소한 이름입니다. 그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단체명으로 결정했어요.”
내한 공연 연주곡은 슐호프 현악4중주 1번, 드보르자크 현악4중주 12번 ‘아메리카’, 야나체크 현악4중주 2번 ‘비밀편지’ 등. 모두 체코 작곡가들이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에요. 슬로바키아 전통 음악을 본뜬 슐호프의 곡은 매우 다채롭고 흥미롭죠. 슐호프는 강제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한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드보르자크나 야나체크 작품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가장 아름다운 실내악이에요.”
네 사람이 오랜 세월 한결 같은 하모니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다. 완벽한 콰르텟
“음악적 취향이 비슷하고 약간 비정상인 사람을 찾아야 해요.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죠. 네 사람 일정을 맞춰 계획을 잘 세워야 하며 진심으로 연주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공연 문의 (02)2005-0114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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