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문화 예술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에게 꿈의 무대는 어딜까. 국내에선 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이 손에 꼽히고 있지만 이 무대에 서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대중문화에 대해서는 더 엄격하다.
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 서고 싶은 가수들은 넘쳐났지만 쉽게 문호가 개방되는 곳이 아니었다. 이러한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던 때는 2008년 가수 인순이가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준비할 때다.
당시 인순이는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순이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도 대관 신청을 했는데 탈락했다.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도 심사를 통과했는데 예술의 전당의 심사기준이 뭔지 알고 싶다”고 논란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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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싸이도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예술의 전당에 대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싸이는 “공연을 하기 위해 예술의 전당에 문의를 하면 ‘우리는 대중문화 공연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이같은 대관 기준 지적에 예술의 전당 측은 순수 클래식을 위한 공연장이기 때문에 대중 가수의 공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예술의 전당의 대중문화를 낮게 보는 인식을 지적하는가 하면 클래식 공연을 위해 지어진 공연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는 대중들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인순이, 싸이에 앞서서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에 선 가수들도 있다. 조용필, 조관우, 이문세, 한영애, 해바라기 등이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올랐기 때문에 이러한 원칙이 납득되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도 마찬가지다. 대중가수 중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에 올랐던 이미자는 1989년 데뷔 30주년 공연을 하려고 했지만 가로막혔고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미자는 결국 서울 시장이었던 고건 전 총리까지 찾아가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인순이가 예술의 전당과 갈등을 벌일 때 당시 대한가수협회 회장이었던 송대관도 참석해 세종문화회관의 대관 심사에서 떨어졌음을 고백했다. 트로트가수 조항조도 세종문화회관의 높은 대관 벽에 부딪쳤다.
그나마 세월이 지나면서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의 문턱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2년 송해가 희극인 최초로 세종문화회관에 입성했고 장윤정, 태진아, 송대관, 문주란 등 트로트 가수들도 세종문화회관에 입성할 수 있었고 플라아투더스카이나 신승훈 등도 무대에 올랐다. 예술의 전당도 달라졌다. 이장희, 적우, 양희은 등이 무대에 올랐고 만화가 허영만의 작품이 전시회도 열렸다. 이들의 빗장이 열어지는 것으로 보여졌다.
다만 아직 예술의 전당은 대규모 공연장에 대해서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수들에게 예술의 전당 무대를 내어주긴 했지만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오페라 대극장이나 콘서트홀이 아니 소극장이었다. 그나마 조용필이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을 펼쳤지만 이 마저도 뮤지컬화 시킨 콘서트였다. 2012년 조영남이 조용필에 이어서 두 번째로 오페라 극장에 섰지만 오페라 콘서트 형식이었고 자신의 최대 히트곡인 ‘화개장터’는 부르지 못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