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미생’은 지난해 TV 드라마로 방영돼 신드롬을 일으켰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동명 영화로 개봉돼 7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웹툰의 영역확장은 영화나 드라마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연말까지 애니메이션 8개, 연극 등 공연 11편이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됐으며 이들 분야 다수 작품도 판권계약을 마쳤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업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브랜드 웹툰, 작품 속에 기업 브랜드를 등장시키는 간접광고(PPL) 등으로까지 수익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부가시장 등 산업규모가 증가하다보니 콘텐츠 관리를 대행하는 다수의 웹툰 에이전시까지 등장할 지경이다.
웹툰시장이 성장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처럼 빠르게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 웹툰시장의 현황을 파악한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송성각)은 1일 ‘웹툰산업 현황 및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웹툰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도 그간 제대로 된 시장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보고서에 웹툰의 시장규모와 경제적 특성, 효과, 수익 구조 등 다양한 방면의 연구 결과와 향후 전략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웹툰 시장의 총 규모는 약 17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웹툰을 통해 발생하는 1차 시장을 합산한 규모이다. 구체적으로 웹툰작가들의 원고료 수입 536억원, 보조작가 인건비 268억원, 플랫폼 광고수익 405억원, 유료콘텐츠이용수입 112억원 등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포털, 웹툰 전문 사이트 등에서 활동하는 작가수가 4661명이며 돈을 받고 서비스하는 유료 웹툰이 748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작가들의 원고료는 신인작가의 경우 주1회 연재기준 월 120~200만원, 경력 작가는 회당 70~80만원이었다. 유명작가가 되면 회당 500~600만원으로 치솟는다.
판권을 다른 분야에 판매하는 라이센싱 수익은 최근 가장 부각되는 분야다. 웹툰 ‘미생’은 2013년 5월 ‘미생 프리퀄’이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무비로 개봉한데 이어 지난해 tvN을 통해 방영되면서 최고 시청률 10.3%를 달성하면서 케이블 드라마사상 최대 시청률을 올렸다. 콘텐츠진흥원 2014년 만화연계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지원작인 웹툰 ‘연애세포’도 지난해 11월 총 15부작의 웹드라마로 제작·방영돼 본편 재생수 600만뷰 이상을 기록했으며 미주지역과 중국, 홍콩 지역에 판권이 판매되기도 했다. 역시 진흥원이 2014년 지원을 했던 ‘밤을 걷는 선비’는 동양 판타지(사극)와 뱀파이어 소재를 결합시켜 한류 만화로서 올해 드라마로 제작이 될 예정이다.
작품 당 판권료는 5000만원~1억원 수준이었다. 이같이 웹툰을 다양한 컨텐츠에 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ti Use)가 활발해 지면서 지난해 연말기준으로 총 73개 작품이 판권계약을 통해 영화, 드라마는 물론 애니메이션, 공연, 게임 등으로 다시 제작됐다. 웹툰의 파급력이 확대되고 이용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광고를 통한 수익도 올린다. 웹툰을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기업의 브랜드스토리를 담은 웹툰을 연재하는 브랜드 웹툰, 배너광고, 간접광고(PPL) 등으로 다양한 수익을 만들어 낸다.
웹툰 수익이 늘어나면서 작품을 다양한 플랫폼으로 유통시키고 2차 저작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웹툰 에이전시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현재 활동중인 웹툰 에이전시는 9개업체이며 여기에 소속된 작가는 23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웹툰의 시장규모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재생산되며 얻어지는 각종 부가가치 및 해외수출을 모두 감안하면 훨씬 커질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들 모두를 고려한 웹툰의 총생산유발액은 27조 4285억 원으로 전체 산업의 1.7%, 부가가치유발액은 9조 8245억 원으로 전체산업의 1.6%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웹툰이 한국의 고유한 만화 플랫폼이고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그려내고 있어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국가적인 지원을 통한 글로벌화 전략과 현지의 문화, 언어에 적합한 번역, 현지화 등의 지원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수상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장은 “웹툰은 콘텐츠 산업, 더 나아가서는 한국 경제의 돌파구로서 변신과 확장을 거듭하며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면서 “향후 웹툰 산업을 21세기 국가적 핵심 산업인 미래성장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효율적인 정책 수립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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