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Un Passage , 230x230cm, Acrylic on Canvas, 2014 |
유명 추상화가 하인두의 딸인 하태임은 많은 색띠들이 화면 가득 교차하는 감각적인 추상 작업을 선보였다. 중견 추상 화가 가운데 독보적인 행보다. 이번이 18번째 개인전. 반투명한 또는 덧칠해져서 불투명한, 교차하고 중첩되면서 만들어진 색 띠들은 마치 음표처럼 컬러 환타지를 이룬다.
이번 전시는 기존 작업보다 더 화려하고 자유분방해졌다. 마치 막힌 기가 확 뚫린 듯한 분출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최근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그는 “마흔 즈음부터 우울감과 허무감, 존재의 불확실성으로 괴로웠다”며 “그림에서 돌파구를 찾았고, 또 그리면서 스스로 치유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삶이 바뀐 것처럼 화폭 역시 자연스럽게 변화를 맞이했다. 무수한 색띠 위에 춤추는 굵은 컬러밴드들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부정교합이 빚어내는 긴장감과 의외성, 하모니가 시선을 잡아끈다.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균형과 절제, 그 위에 반복과 수련을 통한 감각과 경쾌한 색들이 더해진 결과다.
부모가 모두 화가인 미술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물감을 가지고 놀았던 작가는 색채에 대한 자신감을 유감 없이 풀어낸다. 컬러밴드는 언뜻 일필휘지로 그려진 것 같지만 아크릴 물감이 마르기를 기다린 뒤 덧
하태임은 회화 20여 점 뿐 아니라 입체 작품도 10여점 출품한다. 단순하면서도 다양하게 변주되는 조각들은 공간에 아기자기한 리듬감을 부여한다. 전시는 10일까지. (02)3217-6213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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