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이 다음달 ‘재단법인 국립극단’으로 통합된다.
두 단체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통합 법인안을 확정했다. 이미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의 승인 절차만 남아있다. 지난 2008년부터 명동예술극장과 통합법인으로 운영돼온 전통 공연장인 정동극장은 분리된다.
2013년부터 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 통합을 추진해온 문체부 관계자는 “국립극단 위상에 걸맞는 전용극장을 확보하게 됐다. 세계적으로 전용극장이 없는 극단은 드물다. 명동예술극장은 명품 연극으로 관객과 소통해왔지만 제작 스태프가 부족해 외부 인력에 의존해왔다. 두 단체가 통합되면 안정적인 제작 여건을 마련할 수 있어 상승효과가 클 것”이라며 통합 의미를 설명했다.
2009년 재개관한 명동예술극장은 558석 규모 연극 전문 극장으로 직원 28명이 소속되어 있다. 2010년 국립극장에서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은 200석 백성희장민호극장과 100석 소극장 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30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국립극단 예산은 72억400만원, 명동예술극장 예산은 51억8400만원이었다. 앞으로 통합 재단법인은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이끌게 된다.
김 감독은 “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 스태프가 부족해 허덕여왔다. 두 기관의 인력을 합쳐 공동 작업을 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며 통합 효과를 밝혔다.
그는 명동예술극장의 대중성과 국립극단의 예술성을 결합해 통합 법인을 운영할 방침이다. 올해 공연 프로그램은 이미 확정됐기 때문에 내년부터 두 단체의 장점을 융합한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 감독은 “명동예술극장이 그동안 대중적 연극으로 중산층 관객을 많이 끌었다. 하지만 창작극은 너무 적어 연극인들이 서운해했다. 그 점을 국립극단이 보완해 명동예술극장 특성에 맞는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장년층 명품극장’으로 자리잡아온 명동예술극장이 사실상 국립극단에 흡수 통합되는 것을 비판하는 연극인들의 목소리도 높다. 다양한
문체부는 2013년부터 문화예술 공공기관 통합을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중심으로 한국공연예술센터와 국립예술자료원을 통합했다. 기관들의 중복된 기능을 합치는 대신 사업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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