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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아이맥스 영화 전용으로 특별관을 만들어놓고 왜 엉뚱한 영화를 거는지 모르겠다. 관객이 특화관을 즐길 기회가 낭비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맥스 영화 전용으로 만들어진 특별관에 엉뚱한 콘텐츠가 상영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영화팬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관 측은 아이맥스 컨텐츠를 틀고 싶어도 스크린쿼터 규제에 발목이 잡힌다고 항변한다. 한정된 아이맥스관을 둘러싸고 영화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아이맥스(IMAX)는 사람의 눈이 닿는 최대 시각 폭(Eye Maximum)을 말한다. 아이맥스 영화는 이 최대 시각 폭으로 감상할 수 있다. 동명의 캐나다 회사가 만든 필름으로 촬영하거나 리마스터링한다. 일반 영화들이 35mm 필름을 사용하지만 아이맥스는 70mm의 필름을 사용해 훨씬 크고 선명하다. 이 때문에 아이맥스 영화를 일반 상영관에서 보면 화질이 흐리거나 일부 잘리게 된다. 아이맥스 영화 전용으로 만들어진 스크린이 아이맥스관이다. 국내에는 2005년 CGV가 아이맥스사와 독점 계약해 CGV왕십리, 상암, 수원, 울산삼산 등 전국 15곳에서 아이맥스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맥스는 비용은 많이 들지만 시각적 경험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블록버스터에 많이 쓰인다. '다크 나이트' 시리즈, '헝거게임', '트랜스포머'가 대표적.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한 크리스토퍼 놀런의 '인터스텔라'는 헐리우드 사상 가장 많은 분량을 아이맥스로 촬영했다. 한국에선 최초로 아이맥스로 촬영한'7광구'(2011) 외에 다른 작품은 없는 실정이다.
아이맥스로 촬영한 헐리우드 대작은 늘고 있지만 전용관은 한정돼 있어 좌석은 품귀현상을 빚곤 한다. 지난해 연말 '인터스텔라' 열풍이 몰아쳤을 때 아이맥스 좌석은 암표가 거래될 정도로 값이 치솟았다. '인터스텔라' 아이맥스는 객석 점유율이 한때 88%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아이맥스관에 일반 필름으로 촬영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상영돼 관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지금도 전국 15곳 CGV 지점의 아이맥스관은 '국제시장', '강남1970'처럼 일반 2D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관 측은 스크린쿼터때문이라고 항변한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40조는 개별 스크린은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 1이상을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어기면 영업정지를 당한다. 아이맥스 전용관도 스크린쿼터의 적용을 받는 것. 아이맥스로 촬영된 한국영화가 없기 때문에 1년의 20%는 안 맞는 영화를 걸어야하는 셈이다.
CGV는 "아이맥스관에 한국영화를 걸때 '본 영화는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화가 아니다'라고 안내표시를 해도 관객들이 항의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 관계자는 "1966년 스크린쿼터 조항이 생긴 후 상영일수가 수정된 적은 있지만 특별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형평성 차원에서 모든 스크린이 예외없이 적용받는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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