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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의 가르침이 새해 초 한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비밀의 정원'과 함께 베스트셀러 수위를 다투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다. 이 책은 1월 4째주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교보문고에선 2위, 예스24에선 3위에 나란히 올라있다. 인문 분야에선 부동의 1위다.
'미움받을 용기'는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프리랜서 작가 고가 후미타케가 대화 형식으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쉽게 풀어낸 책. 지난해 11월 17일 출간된 이 책은 현재까지 8만부 팔렸다. 인플루엔셜 출판사는 "2013년 말 일본에서 화제가 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한국에서도 통할만한 지점이 있다고 생각해 수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말부터 큰 인기를 얻은 이 책은 1월 12일 KBS 'TV 책을 보다'에 소개되면서 연초에 다시 한번 탄력을 받았다.
'아들러 열풍'이 불면서 아들러에 관한 책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 최근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살림), '아들러 심리학 입문'(스타북스) 등이 1달새 나왔다. 기시미 이치로가 쓴 '버텨내는 용기'(엑스오북스)도 아들러 심리학 해설서다. '심리학 콘서트'(스타북스),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와이즈베리), '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카시오페아)까지 아들러에 관한 책은 지난해 이후 10여종이 나왔다.
이같은 인기는 지난해 '미움받을 용기'가 일본에서 50만부 팔린 베스트셀러였던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용기의 심리학'이 열등감이 만연한 한국 사회와 공명했다고 해석했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아들러는 의학으로 학위를 받고 의사가 됐지만 뒤늦게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에 입문했다. 인간의 성욕에 주목한 프로이트와는 달리 그는 '열등감'이라는 키워드로 마음의 본질을 해석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열등감을 느끼고 이러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면서 발전을 이뤄나간다는 것이다.
아들러는 현대인들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사랑받고자 하고, 어느 누구도 적으로 돌리지 않으려는 태도는 언제나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기에 자기 삶을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살아가지도 못한다는 얘기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미움받을 용기'와 '평범해질 용기'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은 유난히 남을 의식하고 비교하는 성취지향적인 사회다. 그런 사회 속에서 열등감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라는 아들러의 심리학이 재조명 받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라고 설명했다.
SNS에 목매는 외로운 개인에게 필요한 '위로의 심리학'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움받을 용기'를 감수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전 명지대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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