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낮은 행보가 연일 화제인데요.
심지어 방명록에 이름 하나 쓰는 데도 자신을 낮추는 모습으로 큰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충남 당진의 솔뫼성지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김대건 신부의 영정에 헌화한 후 방명록 앞에서 펜을 들더니 귀퉁이 한 편에 조그맣게 글씨를 쓰기 시작합니다.
가로, 세로 1m는 됨직한 큰 종이에 교황의 이름과 날짜가 차지한 부분은 고작 5cm 남짓.
의외의 작은 사인에 안내하던 유홍식 주교도 미소를 짓습니다.
교황의 '깨알 사인'은 방한 내내 계속 됐습니다.
방한 첫날 천주교중앙협의회를 방문했을 때도 깨알 같은 교황의 서명에 주교들의 웃음보가 터졌고,
청와대 방명록에 남긴 교황의 이름은 어느 정상의 그것보다 작습니다.
자신을 낮추려는 뜻이라는 게 교황을 잘 아는 이들의 해석입니다.
▶ 인터뷰 : 차동엽 / 미래사목연구소 소장
- "일부러 겸손하기 위해서 당신의 이름을 낮추기 위해서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깊은 뜻이 있을 겁니다."
수행단에 따르면 교황의 사인은 나날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중동 평화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큰 걸음을 걸으면서도 가장 작은 사인을 남기는 교황.
방명록에 남기는 여백만큼 사람들 마음에 큰 울림을 일으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