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충남 해미는 어떤 곳?… ‘천주교 순교의 역사·이순신 장군 근무지
↑ 사진 = MBN뉴스 |
방한 나흘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 찾은 충남시 해미면 일대는 한국 천주교의 성지로 불리는 곳입니다.
무명의 순교자들이 잔혹하게 처형된 곳으로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천주교 순교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해미순교기념성당 소성당에서 아시아 주교들과 만난 뒤 해미읍성으로 이동해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해미는 천주교가 전파된 내포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진영이 들어선 군사 요충지였습니다.
1790년대부터 100년 동안 천주교 신자 3천여 명이 국사범으로 몰려 처형됐습니다.
해미의 진영장이 해안 수비를 명분 삼아 독자적인 처형 권한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미 순교성지의 지명에는 지금도 진둠벙, 여숫골 등 슬픈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진둠벙은 해미읍성의 처형장이 넘쳐나자 두 팔이 묶인 신자들을 '둠벙'(웅덩이의 충청도 사투리)에 마구잡이로 밀어 넣어 생매장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숫골은 순교자들이 생매장터로 끌려가면서 '예수, 마리아!'라고 부르짖던 것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여수(여우) 머리'로 잘못 알아들은 데서 비롯됐습니다.
지금도 둠벙과 유해 발굴터가 남아 있어 참혹했던 당시의 흔적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순교성지에서 2㎞가량 떨어진 해미읍성은 낙안읍성, 고창읍성과 함께 조선시대 모습을 간직한 3대 읍성이지만, 1790년대부터 100년 동안 천주교 신자들이 핍박당한곳으로 더 유명합니다.
길이 1천800m, 높이 5m, 성내 면적 20만 3천5002㎡의 타원형 성곽으로 밖은 돌로, 안쪽은 잡석과 흙으로 채워져 있습니
읍성 내부에는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비오)가 순교한 옥터,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매달던 '회화나무'(호야나무, 충남도 기념물 172호) 등이 남아 있습니다.
이와 함께 1579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병사영의 군관으로 근무한 역사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옛 모습을 복원해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사적공원이 조성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