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고상환 대표 |
[성공다큐 최고다] 장애를 이기고 CEO로 거듭나다
'고상환 대표'
생활 심부름 대행업체 ‘해주세요’ 고상환 대표는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고의 역량을 끌어낸 CEO입니다. ‘소아마비 장애를 앓았던 한 소년이 CEO로 성장했다.’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 그에 대한 이야기는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위기의 순간마다 좌절보다는 도전정신과 긍정의 힘으로 지금의 자리에까지 이르렀다는 고상환 대표. 그간의 발자취를 MBN ‘성공다큐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취재했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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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아마비를 앓으면서 남들과 다른 성장 스토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제가 소아마비를 앓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신체가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 하나만 가지고요. 하지만 전 신체적으로 열등감 같은 것은 전에도, 지금도 없습니다. 물론 소아마비 장애로 학교를 중퇴해야 했던 아픈 기억은 있습니다. 고향이 섬 마을이라 등교하는 데만 무려 2시간이 걸렸거든요. 창밖으로 친구들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서 혼자 외로워했던 시간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절대 기죽지는 않았어요. 골목대장을 도맡아 할 정도였거든요. (웃음) 친구들이 하교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들판에 뛰놀며 숨바꼭질도 했죠. 목발을 짚고 붕 나르거나, 엉금엉금 기어 다니면서도 함께 어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친구들도 제게 장애가 있다는 걸 깜빡깜빡 할 정도였습니다. 제 천성 자체가 적극적이고, 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편입니다. 그래서 장애를 장애로 생각하지 않고, 그 속에서 긍정의 의미들을 많이 찾아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아, 동네 친구들과 싸움이 나면 목발을 무기로도 사용했던 기억도 나네요. (웃음)
Q. 성장해가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만.
네. 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했습니다. 초등학교 중퇴라는 게 제 인생에 또 다른 걸림돌 혹은 장애가 되지 않도록 혼자 힘으로 검정고시도 준비했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스스로 마친 것도 노력이라면 노력이겠죠.
뿐만 아니라, 일을 할 때도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10대 후반 무렵부터 큰 누나가 일하던 미싱공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미싱사가 재봉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실밥을 뜯거나 다리미질을 하는 일이었죠. 물론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몸이 불편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하는 일은 제가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좌절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서만큼은 완벽을 기울이자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앉아서 하는 일에서만큼은 유달리 꼼꼼하고 완벽한 일처리로 칭찬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찾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 이것이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창업의 계기도 궁금합니다.
저는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이었습니다. 그러한 관심이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업 아이템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주는 것과 개인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방문 수리를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1996년 무렵이었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이 시장이 굉장히 유망한 시장이었고,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였거든요. 덕분에 제 사업도 승승장구 잘 됐습니다. 제 사업의 성공비결 중 하나를 알려드리면, ‘사업 타이밍’을 잘 잡는다는 것입니다. 컴퓨터 사업도 이 시장이 막 커지기 시작할 무렵에 뛰어들어 성공할 수 있었고, 현재 집중하고 있는 ‘해주세요’ 심부름 대행 서비스도 시작 시점을 잘 잡은 게 성공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생활 심부름 대행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4년 무렵이었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이것저것 고민이 많았던 때였어요. 컴퓨터 방문수리업이 점차 사양화되고 있는 시점이기도 했고요. 그때, 제가 발견한 것이 ‘심부름 문의’였습니다. 고객들이 컴퓨터 방문 수리 요청을 할 때, 이것저것 심부름을 곁들여 시키셨는데... 이를 테면 올 때 아기 분유 좀 사와라, 집에 온 김에 가구 옮기는 것 좀 도와달라 등의 일이었습니다. 때로는 두둑이 팁을 챙겨주시는 분들도 많았죠. 여기에서 사업의 기회를 포착한 겁니다. ‘이것도 하나의 사업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요. 고객들이 심부름을 부탁할 때 ‘~ 좀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에서 착안해 브랜드명은 ‘해주세요’로 지었고요. 현재 심부름 대행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서 시장이 많이 과열됐지만, 어쨌든 제가 이 시장을 개척했다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Q. 사업을 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다양한 고객의 수만큼 저희에게 다양한 요청이 들어옵니다. 간단한 마트 심부름에서 부터 화장실에 막힌 변기를 뚫어 달라, 전 남자친구에게 선물한 것을 다시 가져와달라 등 민망하고 곤란한 요청도 있었습니다. 콘서트 티켓을 대신 구매해달라는 요청도 들어오는데, 밤을 꼬박 새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여러 가지 문의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심부름 대행이라는 시장이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 문의 전화를 받다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고민거리는 무엇인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요즘 트렌드는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재밌고 즐겁습니다.
Q.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고 이렇게 성장 시킨데 대표님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직원 관리에 힘쓰고 있습니다. 고객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것은 우리 서비스를 해주는 직원들이기 때문에 저희 브랜드 이미지는 이 직원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심부름이라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동종업계 대비 최고 연봉을 제시하면서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직률도 굉장히 낮은 편이고, 베테랑 직원들만 모여 있으니 직원들이 내는 생산성도 타 업계 대비 3배에 달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자랑할 거리는 고객 관리 시스템입니다. 고객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기존의 기록을 볼 수 있도록 하면서 지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묻기도 하고, 단골고객의 경우 어떤 심부름을 자주 시키는지 그 패턴을 파악해서 컴퓨터가 심부름을 예측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시스템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는데 결정적인 노하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Q. 회사가 이미 크게 성장했지만 앞으로 더 큰 목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싱글족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생활 심부름 사업 영역은 더욱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부산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서비스를 전국화 하는 데 역량을 쏟을 생각입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LA에서 많은 교민 분들이 저희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나중에는 이 서비스를 글로벌화 시키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꿈이 많은 사나이죠. (웃음)
Q.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영역에서 성공을 일궈내셨는데요. 젊은이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제 ‘좌우명이 시련은 있지만 좌절은 없다.’입니다. 소아마비 장애로 힘들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