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건물을 관리하는 일은 그저 경비를 서고 청소를 하는 일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일찍이 건물시설관리회사를 창업해 시장에서 일인자로 거듭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세안텍스 염규연 대표입니다. 그가 건물시설관리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 MBN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그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염규연 대표는 20년 가까이 건설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던 그가 건물시설관리에 눈을 뜨게 된 건 ‘삼성중공업’에 재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 그때 당시 제가 몸담았던 삼성중공업에서는 ‘쉐르빌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회사에서는 쉐르빌 아파트에는 기존에 건축했던 아파트와 달리 전문적인 시설관리를 적용 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전문적인 시설관리라 하면 건물 내 각종 기계설비 장치들이 고장 나 수명을 다 하기 전에 미리 교체를 하고 건물에 결함이나 금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꾸준히 유지보수를 하는 것이었죠. 저는 이러한 전문적인 시설관리가 우리나라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된다면 건물의 노화 속도가 훨씬 느려질뿐더러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도 향상될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건물시설관리 시장이 아직 미개척 된, 도전해볼만한 사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거죠.”
그는 실제로 건물에 전문적인 시설관리를 적용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직접 시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각종 시설 관리법 대한 다양한 서적을 읽고 또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닥치는 대로 수집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미국이나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일찍이 시설관리라는 개념을 도입해 건물들이 처음 건설된 상태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설관리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습니다. 그저 건물의 경비를 서고 청소를 하는 게 시설관리라고 생각했던 것이었죠. 다른 나라에서는 시설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이를 실천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것에 대한 개념조차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회사를 창업해서 시설관리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러한 결심을 바탕으로 염규연 대표는 2001년 건물의 시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업, ㈜세안텍스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회사를 홍보할 카탈로그와 각종 판촉물 등을 제작해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의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영업에 나섰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건설회사에 재직하던 시설 인연을 맺은 건설주들과 시공사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회사를 홍보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당시 시설관리는 것은 경비원들이 경비를 서고 청소부들이 청소를 하는 단순한 작업에 불과했습니다. 때문에 제가 생각하고 계획했던 전문적인 시설관리는 사람들에게 들어보지도 못한 낯선 개념이었고 필요 없다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저희 회사에게 일을 맡기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꼭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도전한 일이었지만 창업하자마자 위기에 처했었다고 말할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규연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 번 찾아간 곳은 두 번, 세 번 네 번 찾아가 끊임없이 영업했습니다. 그가 알고 지낸 건설주들과 시공사 직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일을 맡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건물을 관리할 것인 지 계획서까지 작성해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염규연 대표는 규모가 작은 오피스텔이나 아파트와 같은 곳의 시설관리를 조금씩 맡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규모는 작았지만 그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전문적인 시설관리업체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질 좋고 비싼 원단을 떼어다가 남루한 작업복이 아닌 단정한 유니폼을 제작해 현장에 있는 직원들한테 입게 했습니다. 또한 전문 청소관리사, 각종 기계설비들을 유지 보수하는 사람 등 각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들을 고용해 시설관리에 나섰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회사는 전문적인 시설관리업체라는 입소문을 타게 되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건물의 관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건물을 관리하면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쯤, 시설관리를 맡아 하고 있던 오피스텔에서 한 가지 부탁을 해왔습니다.
“신축 오피스텔이었는데 분양이 잘 안 돼서 전 세대 중 40%가 빈집으로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회사에서 그 빈 집들을 레지던스로 운영해줄 수 있겠냐고 하더군요. 레지던스는 투숙객들이 저렴한 금액으로 호텔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주거공간이었습니다. 예컨대 레지던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호텔처럼 객실 청소 서비스를 받고 비누나 수건 등과 같은 비품들도 필요할 때마다 제공받을 수 있었죠.”
염규연 대표는 ‘그저 손님들에게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되는 거구나’ 생각하니 레지던스 운영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레지던스 운영을 위한 준비에 나섰습니다. 우선 손님들이 사용했던 객실을 정리하는 룸메이드부터 호텔 지배인처럼 레지던스 운영을 총괄해 줄 지배인까지 다양한 인력들을 채용했습니다. 호텔식으로 객실을 관리해주는 것이라면 정말 호텔에서 운영하는 것과 똑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채용하는 것부터 호텔식을 표방하고 벤치마킹 하니 그의 회사에서 관리하는 레지던스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끊이질 않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제가 처음 시도했던 일이 큰 성과를 거두니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국방부시설이나 국립 초등학교 등 공공시설을 관리하는 일부터 건물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에너지 관리 사업까지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
전문적인 시설관리 사업을 펼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나서는 그의 도전정신 덕분에 ㈜세안텍스는 창업 13년 만에 연 430억 원이라는 큰 매출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건물에 전문적인 시설관리가 적용되는 것이 소망이라는 염규연 대표. 그의 성공스토리는 3월 29일 ‘정완진의 The CEO’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