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매리는 외박 중'(2010)은 시청률 7.3%, '사랑비'(2012)는 5.9%, 최근 종영한 '예쁜 남자'는 3.8%…. 한류스타의 자존심을 구긴 성적표인데도 장근석의 팬덤은 공고하다. 연이은 참패에 주눅이 들 법한데 이 배우는 당당하다. 통상 드라마가 부진하면 인터뷰를 피하는데, 그는 오히려 기자들을 불러 밥을 사겠다고 한다. 그 자신감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일 장근석이 있는 서울 논현동의 한 음식점을 찾아갔다.
"도전한 것이 실패해도 절대 부끄럽지 않아요. 어차피 배우 생활이 긴데 스스로에게 뿌듯하면 돼요. 1년 전으로 돌아가도 '예쁜 남자'를 했을 거예요."
'예쁜 남자'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이건, 내 거"라고 점찍었다고 한다.
"예쁘잖아요. 20대만의 밝고 귀여운 모습을 남기고 싶었어요. 더 이상 로맨틱 코미디는 안 할 거예요. 후회 없어요."
소속사 트리제이컴퍼니에 따르면, 장근석은 흥행에 연연하지 않는다. '꽃보다 남자'는 거절하면서 '베토벤 바이러스'에는 출연한 이유는 새로움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드라마 제작이 좌초됐던 '미남이시네요'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장근석에게 제일 잘 어울린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한류스타라고 하는데 배우로서 기억되고 싶어요. 1년에 하나씩은 작품을 하는 이유죠. 한류스타에 안주해서 안전하게 있고 싶지 않아요. 분명한 것은 어떤 작품을 하든 파격적인 것을 보여줄 거예요. '와, 장근석이다' 할 수 있는 것이요."
답변이 청산유수여서 '허세 근석'이란 별명이 떠올랐다. 이날 그는 담배를 피우다가 "여기 '재러리(재떨이)' 주세요"라고 능청을 부려 좌중을 웃겼다. 한때 그의 '미니홈피'에는 "한 손에는 와인병을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들고 샹젤리제 거리에서 이렇게 외치겠다. 뉴욕 헤럴드 트리뷴!"처럼 멋을 한껏 부린 글이 많았다.
"허세요? 허세가 제 진로를 결정했어요. 남에게 똑똑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 솔직히 있죠. 남자는 허세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더 크게 허풍을 치고, 떠들어야 그만큼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어요. 그 말에 공감해요. 자꾸 말해서 더 멋있어지려고 노력해요."
지난
"만리장성을 돌면서 춤을 추려고요. 저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니까요."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