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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면 국정원 국정조사가 끝이 납니다. 오늘 2차 청문회가 있고요. 우여곡절 끝에 원세훈, 김용판 두 핵심 증인에 대한 청문회를 마치고 2차 청문회가 열리는데 벼루고 벼룬 민주당과 방어에 힘쓴 새누리당, 치열한 여야 대치는 끝날 줄 모르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 지난 주 금요일에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국정조사 증인 청문회가 열렸는데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별 소득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죠. 일단 시기적으로 볼 때 청문회를 먼저 하고 나중에 검찰의 수사 기소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검찰이 수사를 끝내고 청문회를 하니까 순서가 맞지 않았고요. 선서를 거부한다고 했을 때 여야가 모여 일단 선서를 하게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거부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했더니 그냥 진행해 버렸어요. 이것이 선례가 되서 앞으로 청문회에 나온 사람들이 다 선서를 거부하게 되면 우리나라 청문회는 형해화 되는 거죠. 그런 것이 걱정되는 바가 있습니다.
▶ 이번 청문회 때 증인이 증인선서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이것도 문제가 큰데 예상은 했지만 나와서 모르쇠로 일관했을 때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두 사람은 현재 검찰에 기소가 되어 있고 두 사람이 기본적으로 공소사실을 부정하고 자기들의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국회에 나와 야당의 주장에 동조하게 되면 공소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거니까 우리 헌법이나 세계 모든 나라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 권리, 이런 부분도 우리가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이 반드시 나쁘다고 말할 순 없다고 봅니다. 그런 특성이 있습니다.
▶ 교수님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하셨는데 민주당은 증인들의 사상 초유의 이런 태도를 오만방자하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의 입장에선 일리가 있나요?
-민주당에선 자기들이 주장을 해서 어렵게 했는데 이런 상황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민주당에서도 일단 기소가 되어 있는 피고인들을 청문회에 불러서 그 사람들이 그야말로 개과천선을 해서 진술을 할 거라고 기대했다면 너무 낭만적이지 않았는가. 그래서 민주당 입장에선 이런 기회에 자신들이 새로운 사실을 내서 국민들한테 홍보하거나 이런 것을 노렸을 텐데 그런 목적도 달성한 것 같지 않습니다.
▶ 그래서 그런 걸까요. 오늘 2차 청문회를 진행해봐야겠지만 1차 청문회의 손익계산을 해보았더니 별 소득이 없었다는 내부 평가도 민주당내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민주당 입장에선 고민스러운데요. 그렇다고 해서 새누리당이 승리했느냐. 일단 방어를 잘했다고 하지만 이런 비유가 좋을지 모르겠어요. 새누리당이 전투에선 승리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아니죠. 이런 점도 새누리당이 참고해야 한다고 봅니다.
▶ 1차 전투는 이겼지만 전쟁 전체는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국민의 여론에서 볼 때 과연 새누리당이 큰 지지를 받겠느냐는 점도 생각해야겠죠.
▶ 국정조사가 이번 주면 끝이 납니다. 오늘이 2차이고 21일에 한차례 더 있는데 민주당은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채택문제의 끈을 여전히 놓치고 있지 않습니다.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국정조사의 대상은 이른바 댓글 사건이죠. 사실 권영세, 김무성을 증인으로 세우자는 것은 새로운 국정조사를 말한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합의가 이제 와서 이루어지는 것은 어렵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오늘 주요 증인들이 나오긴 합니다. 박원동 전 국익정보원장을 포함해서 국정원 여직원, 이 두 사람을 포함해 26명의 증인들이 나오는데 자정까지 하더라도 속 시원한 결론이 나올 수 있을까요?
-과거 청문회 역사를 보면 내부고발자라고 할까요, 조직에서 볼 때 조직을 이탈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진술하지 않는 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엔 지금 상황이 그런 것은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야당에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해도 특별한 답변이 과연 나오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죠. 청문회하면 우리가 5공 청문회를 생각하는데 5공 청문회도 사실 특별하게 밝혀낸 게 없었던 거죠. 과거 권부였던 사람들이 나온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이지 결국 당시 5월사건 같은 것은 나중에 특검에서 밝힌 거 아닙니까. 그래서 사실 청문회는 진실을 밝히는 사람이 나와서 하는 것이 중요하죠. 제일 유명한 청문회는 미국의 워터게이트 청문회 아닙니까. 거기에서도 못 밝힐 뻔 했는데 내부 고발자가 증인을 해서 결국 다 밝혀진 거죠.
▶ 워터게이트는 닉슨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일으킨 미국 정치사의 최대 사건인데 워터게이트 사건의 결정적인 계기로 내부 고발자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당시 백악관의 주요 참모진은 닉슨과 운명을 같이 한 사람들이니까 그 아래 젊은 보좌관이 자기가 진술하겠다, 대신 특별검사로 나에 대한 혐의를 대폭 줄여주면 진술하겠다고 해서 나온 겁니다. 그 사람이 존 딘이라고 하는 젊은 변호사였는데 청문회에서 최고의 스타였죠. 그 사람 때문에 녹음테이프 같은 것이 밝혀진 겁니다. 그래서 그런 것이 청문회의 한계라고 보겠습니다.
▶ 우리나라에선 이런 결정적인 내부 고발자가 나올 수 없는 구조인가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른바 유죄인정협상이라고 하죠. 영어로 말하면 플리바게닝이라고 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검찰이 혐의를 경감해주고 당신이 진술해달라는 협상이 우리나라에서는 안 됩니다. 미국에서는 그것이 되기 때문에 젊은 보좌관이.. 재미있는 것이 당시 그 보좌관이 재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자신의 나이 32살인데 잘못하면 인생이 감옥에서 가겠구나 하니까 거기에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자신이 다 수집하고 청문회위원회나 특별 검사
▶ 지금까지 국정원 국정조사를 포함한 정치권 이슈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짚어보았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